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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 과도한 ‘이자 장사’ 벗어나 금융 선진화 속도 내야


5대 은행이 올 들어 9월까지 거둔 이자이익이 30조 9366억 원에 달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5대 은행의 이자이익이 30조 원을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까지 KB국민은행은 7조 3319억 원의 이자이익을 냈고 신한·하나·NH농협·우리은행 등의 이자이익도 각각 5조~6조 원대에 이르렀다. 은행의 이자이익 급증은 금리 상승기에 예금금리는 천천히 높이고 대출금리는 더 빨리 올리는 식으로 막대한 예대마진을 챙긴 영향이 컸다. 손쉬운 ‘이자 장사’의 결과인 셈이다.

은행들은 지난해에도 금리 인상 덕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지만 복리 후생 확대, 성과급 지급 등 인건비에 10조 원 이상의 돈을 쏟아부어 ‘돈 잔치’를 벌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5대 은행이 뿌린 성과급만 1조 3823억 원에 달했다. 은행들은 새해 초마다 수익 기반 다변화, 디지털화와 혁신, 해외 진출, 사회적 책임 실천 등을 통해 선진 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지만 공염불에 불과하다. 여전히 전체 이익의 90% 안팎을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에서 민생 현장 탐방 결과를 설명하면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밝혔다. 은행의 과도한 이자 장사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야권 등에서는 은행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를 도입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휘청거리던 은행들은 국민 세금인 공적자금 지원 덕분에 회생했으므로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역할을 해야 한다. 이자 놀이에서 벗어나 서민금융 상품 확대 등 소상공인과 가계의 고통 완화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책을 고민해야 한다. 또 업무 영역을 넓혀 비이자이익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 접목과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등 선진 금융을 위한 혁신에도 속도를 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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