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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쿠팡 노조도 민노총 탈퇴, 무분별한 정치 투쟁에 대한 경고다


쿠팡 배송 기사들로 구성된 쿠팡 노조가 민주노총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기업별 노조로 독립하기로 했다. 쿠팡 노조는 6일 총회를 열고 참석 조합원의 95% 찬성으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탈퇴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한국전력기술, 롯데케미칼 대산지회, 포스코 지회 등도 잇따라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쿠팡 노조는 입장문에서 “쿠팡지부는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상급 단체인 공항항만운송본부는 정치적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산별노조가 여러 활동 참여와 조합비 납부를 요구해 쿠팡지부의 이익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쿠팡 노조의 결정은 낡은 이념에 빠져 무분별한 정치 투쟁을 일삼는 민주노총에 대한 준엄한 경고다. 탈퇴안의 압도적인 찬성률은 노조원의 권익 보호 대신 정치 파업에 몰두하는 기득권 강성 노조에 대한 염증이 반영된 결과다. 민주노총은 쿠팡 노조에 진보당 가입, 정치 집회 참여, 쿠팡 불매운동 동참 외에 사측과의 단체협약 무효 등을 요구하면서 노조원들의 반감을 샀다. 그런데도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나선 두 명의 후보는 경쟁적으로 정권 퇴진 투쟁을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이 야당과의 유착을 통한 기득권 지키기라는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일반 노조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파업을 조장할 우려가 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일 태세다. 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노란봉투법을 강행하면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돼 거대 노조의 기득권만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경제 6단체가 8일 공동성명을 통해 노란봉투법 입법 중단을 촉구한 것도 가뜩이나 노조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마침 정부가 노동조합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유령 조합원 적발에 나선 만큼 철저한 조사로 조합원 수 부풀리기를 차단해야 한다. 민주노총도 산하 기업 노조의 잇따른 탈퇴 원인이 강경 투쟁 매몰에 있다는 점을 깨닫고 노동자의 권익 보호라는 노동운동의 본령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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