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여명]김범수, 다시 도전하라

성행경 IT부장

현 위기는 불가피한 성장통이자 숙명

상생 방안 강화하고 해외사업도 확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김 창업자

과감한 혁신과 진화로 파고 넘어야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다. 스마트폰을 가진 국민 누구나 카카오톡을 통해 소통한다. 카카오톡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일상 속 깊이 자리 잡았다. 카카오톡을 이용해 대화하고 물건을 사고 송금하고 선물을 주고받는다. 카카오는 모바일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택시 호출, 간편결제, 인터넷은행, 골프 예약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네이버와 쌍벽을 이루는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런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식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으로 김범수 창업자가 기소될 상황에 처했다. 카카오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형세는 불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이례적으로 대통령까지 나서 카카오를 콕 집어 “매우 부도덕하다”고 직격한 탓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서비스를 하면서 가맹택시 사업자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받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 업체의 영업을 방해했다는 것인데, 사실 여부를 떠나 카카오는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힌 형국이다. 결국 카카오는 외부 준법경영 감시 기구를 발족한 데 이어 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하고 김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카카오가 겪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어쩌면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진통일 것이다.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국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비즈니스를 늘리는 과정에서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기업의 숙명이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신사업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해관계자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았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미흡했다면 확대하고 강화하면 될 일이다. 앞서 수많은 대기업들이 경험한 과정이고 벤처기업에서 이제 대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도 통과해야 할 의례이자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겪어야 하는 숙명이다.



카카오는 창업 이래 줄곧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카카오의 해외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19.7%인 1조 3987억 원을 해외에서 거뒀다. 전년도의 6324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일본에서 전개하고 있는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가 아시아와 북미·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다. 콜 몰아주기 논란을 빚었던 카카오모빌리티도 올해 영국의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하고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김 창업자가 지난해 ‘비욘드 코리아’를 천명한 것도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의 발로일 것이다. 카카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내걸었고 SM엔터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SM엔터는 매출의 6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카카오의 위기 본질에 대한 분석과 해법이 난무한다. 회전문식 인사, 무책임한 자율경영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고 경영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는 식의 조언도 나온다. 결국 위기 극복의 주체는 카카오다. 김 창업자는 6일 열린 경영회의에서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정적인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PC방부터 시작해 카카오를 자산 34조 원의 정보기술(IT) 대기업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숱한 위기를 겪었다. 한게임 유료화와 네이버와의 합병, 카카오톡의 플랫폼화와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 과정에서 김 창업자는 늘 과감한 승부수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기회를 창출했다.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과거 김 창업자가 한 말이다. 창조와 혁신을 위해서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기존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과감한 혁신과 끝없는 진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것, 용기를 갖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 김 창업자와 카카오에 다시 도전의 시간이 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