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측근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을 만나 신당 창당 사나리오를 포함한 보수 개혁 구상을 공유했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 네 사람은 정치적 단합 의지를 드러내며 ‘이준석 신당론’에 힘을 실어줬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천아용인은 11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허은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나 4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그리는 보수 정당의 개혁의 방향성을 듣는 자리였다”며 “그 방향성에 대해 네 사람이 대부분 공감한 것이 어제 만남의 결론이라면 결론”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창당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고 느꼈다”며 “혁신위원회는 당정관계에 대해선 아무말 못하고, 지도부는 어설픈 정책을 내놓는 등 당이 민심의 무서움을 잘 모르는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 전 최고위원은 “우리가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건 아니다. 이 전 대표의 입장에 공감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신당 로드맵도 구체적으로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가) 창당을 하면 당연히 전국 전당을 표방하지만, 영남의 30여개 지역구에 후보를 배치하는 등 영남에 초점을 맞춰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당내 주류 세력들로부터 전화를 받을 사실도 공개했다고 한다. 그간 친윤계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여당의 일부 인사들은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의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11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현역 의원중에서도 신당에 합류할 사람이 있다고 본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접촉 중인 현역 의원 등의 실명을 언급하며 특정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간 야권,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접촉해 온 이 전 대표는 이번주부터 국민의힘 소속의 현역 의원들과도 소통을 늘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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