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6일(현지 시간) 역대 최고 성능의 ‘챗GPT-4 터보’를 공개하고 ‘GPT스토어’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초거대 인공지능(AI) 혁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챗GPT가 공개된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는 대규모언어모델(LLM) 같은 생성형 AI의 기술 개발과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대중화와 수익성 확보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AI 기술 트렌드를 주도해온 오픈AI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AI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해온 국내 테크 기업과 스타트업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오픈AI가 개발자 행사(데브데이)를 통해 신기술과 수익 모델을 소개하면서 초거대 AI 시대가 LLM 개발이라는 ‘제1의 물결’을 지나 본격적인 상용·수익화를 꾀하는 ‘제2의 물결’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하며 생성형 AI라는 기술을 일반에 알리고 대중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면 정확히 1년 후에 나온 이번 발표로 기술의 서비스화를 가속화하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또 다른 모멘텀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초거대 AI 기술이 가진 잠재력에 비해 ‘킬러 서비스’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여러 응용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오픈AI가 구축했다는 것이다.
퍼스트무버인 오픈AI가 기술 개발에 이어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에서도 앞서나감에 따라 후발 주자들의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특히 빅테크의 LLM 기술을 활용해 AI 서비스를 개발해온 국내 스타트업들은 오픈AI가 내놓을 수익 모델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차별화와 경쟁력 확보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글로벌 빅테크의 LLM 모델을 활용해 챗봇이나 툴을 만드는 기업들은 이번 오픈AI의 전략 발표로 사업 모델 변경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데이터 보안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거나 업종별로 특화한 버티컬 서비스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은 상대적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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