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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위기의 '예술 꽃 씨앗학교'

서지혜 문화부





요즘 대부분의 매스컴은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종일 국영수만 공부하게 하는 것처럼 보도한다. 실제로는 어떨까. 많은 학부모들은 주말이면 자녀와 함께 미술관에 가고 다양한 체육 활동에 참여한다. 부모들은 자녀가 예술 교육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우기를 바라며 성인이 돼도 하나 이상의 악기와 스포츠를 취미로 갖고 자신들보다는 여유와 교양이 넘치는 삶을 살기를 기대한다.

교육 서비스 공급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런 학부모들이 있는 곳으로 모여든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초등학교에는 수많은 예체능 프로그램이 있다. 일부 학교에는 오케스트라 동아리가 있고 학생들이 주기적으로 공연을 올린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듯 어린이가 많은 지역에서는 교육 시장도 커진다.



과밀 학급이 많은 서울 강남·서초 지역에 사는 어린이와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의 작은 학교 어린이가 누리는 교육 서비스 환경은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격차를 메우기 위해 교육 소외 지역에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는 게 바로 교육 당국이 할 일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의 ‘예술꽃씨앗학교’ 예산 전액 삭감 소식은 참담하다. ‘예술꽃씨앗학교’는 문화 소외 지역에 있는 학교에서 문화 예술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전교생 40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연간 4000만~8000만 원의 예산을 4년간 지원하는 방식인데 2008년부터 총 174개 학교가 혜택을 받았다. 15년여간 수많은 도서 산간 지역의 학생들에게 양질의 문화 예술 교육을 제공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30억 원이던 이 사업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교육 관련 사업은 문체부 예산이 아니라 교육부 교부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많은 학교에서 사업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악기를 사거나 공연을 기획하는 데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예술꽃씨앗학교’는 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은 보기 드문 문화 예술 교육 지원의 성공 사례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의 풍요로움을 경험하고 있다. 예산 배정은 어른의 일이다. 어른의 서툰 일 처리 때문에 어린이가 애써 얻은 교육의 기회를 빼앗겨도 되는 걸까. 정부가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 새 학기에도 ‘예술꽃씨앗학교’의 운영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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