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전·현직 정권 인사들이 앞다퉈 ‘출사표’를 내고 있다. 여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2기 내각’ 출범을 기점으로 용산 참모진이 잇따라 출마 채비에 나서면서 공천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예비 후보자 등록일인 12일에 앞서 용산 대통령실 출신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수석·비서관·행정관급을 통틀어 약 30명의 용산 참모진이 자천타천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조부인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서구·동구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실 내 말단 직급인 행정관 출신임에도 YS의 손자라는 출생 이력에 힘입어 현역 의원들의 기자회견 못지않게 취재진이 붐비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수석급들은 일찌감치 지역구를 정해놓고 총선 채비에 나서고 있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기존 지역구인 서울 마포갑이 아닌 고향인 충남 홍성·예산에서 국민의힘 4선 중진인 홍문표 의원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강 전 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지역 민심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16일 출판 기념회를 열어 ‘지방 살리기’를 위한 비전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은 당내에서는 ‘수도권 험지’인 수원 출마를 요구하고 있으나 본인의 분당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당선됐던 갑지역구는 안철수 의원이 자리 잡았고 을지역구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
안상훈 전 사회수석은 모교(현대고)인 서울 강남갑을,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고향인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을 노리고 있는데 해당 지역은 박형수·태영호 의원의 지역구라 교통정리가 불가피하다. 다만 안 전 수석은 부친인 안병규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진주 출마도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희철 전 위기관리비서관(용인시갑)과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구미을)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인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이날 입당과 함께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기획재정부 차관으로서 코로나19 예산 편성을 총괄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현직 정권의 참모·국무위원들의 출마가 이어지면서 내년 선거 구도가 ‘윤석열 정부 대 문재인 정부 대리전’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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