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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절반 축소 법안 서명…"공공부채 구조조정"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취임

기존 18개서 9개로…고강도 개혁

만성적자 해소·인플레 극복 주력

여동생 카리나 비서실장에 임명

여소야대 국면서 포용 전략 나설 듯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최악의 경제난에 빠진 아르헨티나에서 중앙은행 폐쇄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취임했다. 재정지출 삭감을 핵심 정책으로 삼은 밀레이 대통령은 임기 첫날부터 정부 부처 수를 절반으로 줄이며 고강도 개혁을 예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전임 정부로부터) 지금보다 나쁜 유산을 받은 정부는 없다”며 “매년 1만 500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르헨티나 재건을 위한 개혁 초기 단계에서 경제적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도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공공 부문의 재정 조정을 비롯해 강력한 경제난 극복 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정부 부처를 기존의 18개에서 9개로 축소하는 법안에 가장 먼저 서명했다. 과거 페론주의 정권에서 힘이 실렸던 부처들을 폐지하고 그 기능을 다른 부로 이관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노동부·여성부·문화부 등을 인적자본부로 합치고 관광부·환경부·지속가능개발부는 내무부 아래에 둘 예정이다.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는 당분간 달러화 도입 등 극단적 정책 대신 만성적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의 내각 인선에서도 드러난다. 새로 임명된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 산티아고 바우실리 중앙은행 총재는 모두 중도 우파 성향의 인사로 페소화 폐지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지금의 여소야대 의회에서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정파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밀레이 대통령 출신 정당인 자유전진당은 하원 257석 중 39석, 상원 72석 중 7석만을 확보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를 비서실장에 전격 임명했다. 일간 클라린은 “배우자를 포함한 친족을 대통령실과 부처를 포함한 공직에 들일 수 없다는 기존 규정을 대통령실에서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현지 매체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리나 실장은 밀레이 선거 캠프 내 각종 의사 결정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맡으며 막후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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