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결과를 두고 기존 유치 사업을 포장한 것이라고 폄훼한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의 정면 반박에 “사실과 달랐음을 인정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을 향해 순방 당시 과도한 의전 요구 의혹을 따져 묻는 등 실수를 깨끗이 인정하기보다는 물타기에 나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제가 15일 발표했던 브리핑은 사실과 달라 삭제 조치하겠다”며 “민간기업과 지자체의 노력을 윤석열 정부가 가로챈 것은 아닌지 지적했으나 대통령실의 해명을 납득했다”고 밝혔다. 이어 “책임 있는 대한민국 제1야당으로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겸허히 수용하고 바로 잡겠다”고 덧붙였다.
최 대변인의 발언은 이달 15일 네덜란드의 세계적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한국 연구개발(R&D) 센터 투자계획이 윤 대통령의 순방 성과가 아니라고 비판하자 대통령실이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최 대변인은 ASML의 한국 R&D 센터 건설이 화성시·경기도가 2021년 ASML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업무협약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번 ASML·삼성전자 간 1조 원의 R&D 센터는 기존 프로젝트와는 전혀 다른 별개 사안”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논평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으로 대통령 순방 성과를 정치적으로 폄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앞선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민주당은 “네덜란드 순방 당시 과도한 의전을 요구해 주네덜란드 대사가 초치 당한 데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고 대통령실을 다시 직격했다.
한편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당시 ASML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가 제조되는 클린룸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우리도 많은 장비가 있어 (EUV 장비를) 자주 봤었다”면서도 “반도체 산업에 변화를 줄 수 있겠구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ASML 본사를 10차례 정도 방문했지만 2나노 이하 EUV 장비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분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