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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차무기 vs 능동방어체계(APS) 누가 셀까…지작사 예하부대 ‘전차 10대 중 9대’ 미탑재[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하마스 공격 효과적으로 막은 ‘트로피’

360도 전방위 전차 보호 시스템 제공

北, 신형APS 장착 ‘M-2020’전차 공개

육군 K2 전차만 탑재…소프트킬 APS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애서 이스라엘군 주력 전차 메르카바의 놀라운 방어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엑스(트위터) 캡처




갈수록 진화하는 대전차 미사일에 맞대응하기 위해 전차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불리는 대전차무기와 능동방어체계(APS) 과연 누가 이길까?

적의 로켓과 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해 추적·격파하는 대응체계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미군도 대전차 미사일 발전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M1A2 에이브럼스 탱크’와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APS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역시 러시아도 최근에 ‘아르마타 T-14’ 전차에 APS를 탑재했다. 현재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2009년에 가자지구 접경에 배치한 ‘메르카바 전차’에 이를 탑재했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전과를 자랑하며 공개한 영상이 오히려 이스라엘 방위군(IDF) 주력 전차 ‘메르카바’의 놀라운 방어 시스템을 보여줘 전 세계에 화제다. 영상을 보면 전장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도 큰 타격 없이 계속 질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매체 워존은 이스라엘군의 메르카바 주력전차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도 큰 타격 없이 움직이는 영상을 소개하며 이렇게 보도했다. 매체는 “하마스가 전과를 자랑하며 공개한 이 영상이 역설적으로 이스라엘군의 최첨단 전차 방어시스템 성능을 보여주는 최고의 영상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 영상에서 메르카바 전차의 능동방어시스템(APS) ‘트로피’가 작동한 모습이다. 메르카바에서 약간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이 일어났지만 손상된 정황 없이 계속 질주해나갔다. 두 번째 장면에서는 멈춰서 있는 다른 메르카바가 적군 공격에 반응해 트로피 시스템이 활성화되는 장면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같은 하마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첨단 전차 방어시스템인 ‘트로피’(Trophy) 능동방어체계(APS)가 탑재된 전차를 운용 중이다. 트로피 APS는 레이더에 적이 발사한 미사일이나 로켓 등이 탐지되면 작은 발사체를 쏴서 격추하는 방식의 전차 방어시스템이다.

APS는 대전차미사일, 대전차로켓, 대전차고폭탄 등을 방어하기 위해 개발됐다. 광범위한 고도는 물론이고 360도 전방위로 전차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설치된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소형 레이더 배열과 ‘하드 킬’ 기능이 탑재된 여러 발사기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차가 정지 중일 때와 이동 중일 때 모두 요격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카바는 이스라엘 군의 주력 전차로 해외기술을 도입해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현재는 ‘메르카바4’가 주력이다. 2006년 제2차 레바논 전쟁 종전 이후 전차를 위협하는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포를 요격하는 ‘트로피’를 장착해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방위군이 운용하는 메르카바4 전차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강력한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을 막을 강력한 APS를 탑재한 군사강국의 주력 전차들이 속속 전장을 누비면서 APS 체계에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

미군 주력전차와 장갑차의 방어체계를 개선할 필요성을 주장한 인물은 미 육군의 전투개발 및 통합 담당 부사령관인 로버트 월시 중장이다. 2016년 미 상원 군사위원회 해군력 소위원회에서 해병대를 지목하며, 자산보호를 위해 능동보호체계와 전자전체계를 사용하는 해군을 본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월시 중장은 “항공기와 헬리콥터가 적외선 미사일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이런 유형의 미사일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나가고 있다”면서 “지상 위협도 급변하고 훨씬 정밀해지고 있는데 첨단의 기술력, 항공기에 탑재한 것과 같은 소프트 역량과 더불어 대전차유도무기, RPG를 격파할 수 있는 능동방어체계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러시아와 중국,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 전차 로켓인 RPG는 근거리에서 발사할 경우 전차 치명타를 가할 수 있을 만큼 위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7월 열병식에서 APS를 처음으로 장착한 신형 전차를 공개했다. 이후 우리 군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열병식에 앞서 지상에서 발사된 RPG 대전차 로켓이 전차를 향해 날아가자 전차에서 대응탄을 발사해 대응탄이 로켓 근처에서 폭발하며 요격하는 영상을 공개해 외신들이 주목하게 만들었다.

美보다 앞선 러, T-14 아르마타에 탑재


열병식에선 포탑 전방에 신형 APS를 장착한 ‘M-2020’ 신형 전차들이 등장했다. M-2020은 지난 2020년10월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신형 전차로 미국 ‘M1전차’와 유사한데, 이란제 ‘줄피카3 전차’를 모방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M-2020의 APS는 러시아의 최신형 전차 T-14 아르마타의 ‘아프가니트’ APS와 비슷한 형태로 대전차 미사일·로켓은 물론 날개안정철갑탄까지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입증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카피한 APS는 사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 APS를 도입해 운용하는 러시아를 모방한 것이다. 러시아는 2015년에 2차 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일에 공개한 최신 ‘전차 T-14 아르마타’ 전차에 이 장비를 탑재해 공개했다. 미국보다 한 발 앞선 것이다. 아르마트가 장비한 APS 이름은 아프가니트(Afghanit). 이 시스템은 트로피와 비슷한 방식이다. 날아오는 대전차 무기를 폭발성형관통탄으로 직접 파괴한다. 또 적의 레이더 유도체계를 교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장비는 전차를 360도 능동방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일간지 이즈베스티야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360도를 추적해 감시할 수 있는 능동주사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경 100km 이내의 지상표적 40개와 25개의 공중표적을 동시에 추적하고 30cm정도의 대전차 무기를 자동 탐지해 교전할 수 있다.



물론 우리 군도 10여년 전 K2 전차 개발 때 440억원을 들여 국산 능동방호체계(KAPS)를 개발했다. 하지만 1개당 10억원이나 드는 비싼 비용과 많은 파편에 따른 아군 피해 등을 이유로 채택하지 않았다. 최근 우크라이나전의 교훈 등으로 폴란드 등 전차 수입국에선 APS 장착을 원해 국내에서 현대로템과 한화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다시 APS 개발이 추진 중이다.

폴란드에 K2 전차를 수출하는 현대로템은 2026년 이후 폴란드 현지 제작 K2 전차에 국산 APS를 장착할 계획이다. 이에 10년전 개발된 KAPS에 이스라엘 최신기술 등을 접목한 ‘개량형 KAPS’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시스템 역시 지난 3월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약 360억 규모의 ‘차세대보병전투차량 다중 위협체 대응 지능형 능동방호 기술’ 과제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까지 ‘복합형 능동방호기술’과 ‘지상용 지향성 방해기술’을 개발해 지능형 능동방호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에 우리 군도 개발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일선부대 실상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군 지상작전사령부 예하부대가 보유한 전차 10대 중 9대가 능동방어시스템(APS)를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PS 탑재를 통해 전차의 방호력을 강화하고 북한군의 대전차 화기 증강에 대항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 힘 성일종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육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지작사 예하부대 보유 전차 APS 장착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1500여대 전차 가운데 APS 미탑재 전차는 1300여대로 조사됐다. K1A1 전차 400여대, K1 전차 900여대, M계열 전차 40여대는 APS가 장착하지 않았다.

지작사 전차 10대 중 9대 APS ‘미탑재’


그나마 200여대의 K2전차만이 유일하게 적외선 유도 교란 방식의 ‘소프트킬’ APS를 장착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 반영이 없어 현재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실정이다.

최근 APS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군의 전차 대부분이 APS를 탑재하지 않은 구형 모델이다. 이런 탓에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 화기에 의해 개전 이후 1500여 대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도 만약을 위한 대비에 속도를 낼 필요성이 높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도 우리 전차에 대항해 보병 분대 단위마다 대전차 화기를 배치한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2012년 북한군 열병식에서 공개된 RPG(대전차 유탄발사기)의 신형 탠덤 탄두의 경우 반응 장갑에 대응해 만들어져 APS가 탑재되지 않은 우리 군의 주력 K1 계열 전차의 위협적인 요인으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APS가 장착된 K2전차에도 소프트킬이 아닌 능동 파괴 방식의 '하드킬' APS로의 개량이 요구되고 있다. 성 의원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2011년 하드킬 방식의 APS를 이미 개발했다”며 “그러나 당시 운용 비용 문제와 적 탄두 파괴 시 파편 문제로 현재 사용되지 않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대전차 화기의 활약상을 보면서 전차 APS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적인 북한군은 우리 전차 전력에 맞서 대전차 화기를 보병 분대마다 배치하는 등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 군도 북한군의 대전차 화기에 맞서 신형 전차의 조속한 도입과 기존 전차에 APS 탑재 등 변화하는 한반도의 미래 전장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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