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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등 122곳 9조 규모…미분양 많은 지방 주택사업장 '뇌관'

[태영건설 워크아웃 후폭풍]

◆ 태영 PF보증 사업장 분석해보니

마곡CP4, 보증 규모 1.7조 최대

강릉 관광단지 등 미착공 사업장

자금 회수 가능성 낮아 좌초 우려

수분양자 많은 주택사업장도 혼란





28일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 규모가 약 9조 34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PF 보증채무는 부동산 시행사가 부도날 경우 PF 대출을 보증한 시공사가 떠안는 채무다. 태영건설 금융채권단은 다음 달 11일 협의회를 통해 공동관리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PF 사업장별로 공정률과 수익성에 따라 공·경매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직 삽을 뜨지 못한 미착공 사업장의 경우 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아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수분양자가 많은 주택 사업장 역시 공사 지연과 시공사 교체 등으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태영건설 금융채권단 현황에 따르면 27일 기준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총 122곳이다. △세운 5-1, 5-3구역 개발사업 △마곡CP4 개발사업 등 도시개발사업 12곳을 비롯해 △이천 현방리 물류센터 A·B동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등 12곳, △전주에코시티 데시앙 △신경주 더퍼스트 데시앙 등 주택사업장(오피스텔 포함) 37곳 등이 포함돼 있다. PF 대출 보증 규모는 9조 3426억 원에 달한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마곡CP4 개발사업으로 차주는 59곳, PF 대출 보증 규모는 1조 6803억 원이다. 2019년 이마트가 스타필드를 지으려다가 이지스자산운용·태영건설·메리츠증권 컨소시엄에 매각한 곳이다. 컨소시엄은 2020년 5월 9800억 원의 브리지론을 일으켜 잔금을 납부했다. 토지 매입비만 8160억 원이었다.

태영건설은 마곡CP4 구역에 지하 7층~지상 11층, 연면적 46만 3098.48㎡ 규모의 복합 시설 ‘원웨스트 서울’을 2021년 착공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년 8월께 준공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약 70%다. 이 건물은 2021년 국민연금이 준공 조건부로 2조 원대에 선매입하는 계약을 이미 체결해 태영건설이 지불해야 하는 우발채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해 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은 우리·신한은행을 비롯한 67곳의 대주단으로부터 3468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김해시가 지분 30%를 보유하고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건설 출자자인 태영건설이 책임준공 미이행시 채무 인수를 확약했다. 당초 대동첨단일반산단 개발사업은 SK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었으나 2019년 용지 보상비가 급등하는 등 부담이 커지자 포기하고 태영건설로 변경됐다. 이후 보상과 착공 지연 등으로 2020년 말 끝날 예정이던 공사가 3년 이상 지연돼 내년 초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공정률이 높은 만큼 태영건설이 공사를 끝내거나 시행사(컨소시엄)가 하도급 업체들에 직발주하는 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분양)도 얼추 마무리돼 자금 회수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아직 삽을 뜨지도 못한 미착공 사업장이다. 태영건설이 보유한 PF 보증 사업장 가운데 미착공 사업장은 △강릉 남부권 관광단지 조성사업 △김포 걸포 4지구 도시개발사업 등 13곳에 달한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촉발한 ‘성수동 오피스 2차’는 아직 토지 매입도 끝나지 않은 미착공 사업장이었다.

김한근 강릉시장이 선거운동 때 한국의 ‘산토리니’라며 공약을 내세우던 강릉 남부권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추진 중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릉시가 군부대 사격장 부지 56만 ㎡를 태영건설에 제공하고 태영건설은 1조 5000억 원을 투자해 주변 사유지를 매입, 대규모 해변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태영건설은 토지 매입을 위해 조달한 PF 대출 1400억 원에 보증(160억 원)을 제공했다. 대주는 오션라운더스와 밸리워커스로 이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서 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사모 PF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고 여기에 태영건설이 채무 인수 의무를 제공하는 형태다. 그러나 공사를 시작하기도 전 사업 당사자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분양(매각)에 따른 자금 회수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강릉시 역시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개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사업장도 비상이다.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대전 유천1구역 지역주택사업’ 시행사인 조합 측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조합은 당초 내년 분양에 돌입할 계획이었으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일반분양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채권단 측에서도 시공사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분양자들로서는 공사가 지연되거나 시공사가 바뀌는 등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 사업장의 경우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시공사를 변경할 수 있지만 공사 지연에 대한 이자도 수분양자가 부담해야 한다. 한 정비사업 관계자는 “입주 후에도 하자 보수 등 사후 처리가 어려울 수 있어 수분양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비 이슈로 사업성이 낮은 지방 아파트의 경우 시공사 변경도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경북 지역에서 태영건설이 맡아 진행한 구미 꽃동산 민간 공원 조성사업은 10월 터파기 공사와 함께 1차 분양(전체 2643가구)을 진행했으나 계약률이 20%를 밑돌아 선착순 계약 중이다. 2~3단지 분양 계획도 무기한 미뤄진 상태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에 가입돼 있어 최종 부도가 나기 전까지는 태영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면서 공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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