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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옥중 창당’ ‘메뚜기 출마’…국민 우습게 보는 ‘요지경 정치’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검찰해체당’이라는 이름으로 옥중에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22일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윤석열·한동훈 검찰 범죄 정권을 하루라도 빨리 무너뜨리는 선봉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했다. 같은 날 민주당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포기한 지 하루 만에 경기 성남시 중원구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에 앞서 이 의원은 이달 11일 서대문갑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열흘 만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옥중 창당’이나 출마 여부와 출마 지역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행태는 우리 정치를 희화화한 부끄러운 전례로 남을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송 전 대표가 ‘검찰 정권 해체’와 함께 ‘민주당 견인’을 옥중 창당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민주당의 우당으로 민주당을 자극하고 견인하겠다”면서 민주당과의 일체성을 강조했다. 3월 1일 중앙당 창당 대회 일정을 밝히고 “제2의 3·1운동 정신으로 싸워갈 것”이라며 ‘민주 투사’ 흉내까지 냈다. 불과 11일 새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 차례나 나타나 마치 메뚜기가 자리를 옮기듯 출마지를 바꾼 이 의원은 ‘이재명 수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 의원은 성남 중원의 현역인 비명계 윤영찬 의원을 비난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심장을 뺏길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호소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 전 대표의 옥중 창당은 민주당과의 일체성을 강조할수록 민주당이 자신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한통속으로 엮여 있음을 되레 부각시키는 역효과만 낳을 뿐이다. 이 의원의 “이 대표의 심장” 운운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총선을 범죄 의혹 덮기 수단으로 삼으려는 옥중 창당이나 재선을 위해 쇼핑하듯 출마지를 고르면서 냉온탕을 오가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몰염치한 행태다. 어떤 경우에도 민주주의의 꽃인 총선을 정치적 탐욕을 위해 악용하는 일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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