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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 신무기 시험장?…우크라 2000발 쏠 때, 러시아는 1만발[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북한산 新미사일 테스트 가장 우려”

北 미사일 역량 고도화 최적의 기회

“북한산 신형미사일, 정확도 입증돼"

서방 지원은 부진…푸틴, 방북 추진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일부분이 지난 6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떨어져 있다. 하르키우=로이터연합뉴스




북한산 무기 공급이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의 하루 포탄 사용량이 우크라이나보다 5배나 많아졌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북한 무기가 두 나라 간 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적 위협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침공 2주년을 앞두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무기와 포탄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러시아에 제공되기 시작한 북한산 신형 미사일이 상황을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해 9월 북한·러시아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제공한 미사일이 본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투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산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공급된 무기 중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북한산 미사일로 북한산 미사일이 전세를 결정할 만한 파괴력이 있을지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미사일은 50기 미만이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러시아가 북한 미사일을 활용해 서방이 제공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제압할 수 있다고 우려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제공된 북한산 미사일은 최신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가 밝혔다. 미 당국자들도 이들 미사일이 러시아산만큼의 정확도를 입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토와 미국은 북한산 미사일 투입 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겨울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제공을 늘리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차질을 빚게 되면 이 같은 계산은 어긋나게 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미사일뿐만 아니라 북한이 제공하는 포탄도 전황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외신들을 분석했다. 북한산 포탄 중 다수가 수십 년 전에 제조돼 불량한 경우가 많지만 소모전에서는 품질보다 수량이 중요하다. 서방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일일 최대 포탄 사용량은 각각 7000발, 5000발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2000발, 1만발 정도로 완전히 역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러시아는 하루 1만 발에 가까운 포탄을 쓰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5분의 1 수준인 2,000발을 발사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훨씬 많은 포탄을 썼던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우크라이나는 당시 하루 최대 7000발을 쏜 반면 러시아는 5000발가량 발사했는데 화력이 역전된 셈이다.

NYT는 기사에서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북한의 무기가 우크라이나가 매우 취약한 순간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에 절실히 필요한 것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고도 했다.

NYT는 미사일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현재 우크라이나는 하루에 2000발도 간신히 쏘고 있는데 북한의 도움을 받는 러시아는 하루에 약 1만발에 달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만간 북한을 방문하고 추가 무기 지원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오데사의 주택가에 세워져 있던 차량과 놀이터가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불탔다. 사진 제공=우크라이나군 남부작전사령부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제 미사일 잔해가 발견된 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장을 시험대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는 대목읻.

지난 2일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은 KN-23으로, 2019년 5월에 처음 시험발사가 이뤄진 최신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탄두부에 핵을 탑재할 수 있어서 전술핵무기로도 활용 가능한 무기체계다. 러시아가 북한의 KN-23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온 이후 북한이 한국을 향해 사용할 수 있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성능과 살상력을 러시아를 통해 실전 테스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빈번하게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 왔지만 실전에서 성능을 시험할 기회는 없었다.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실전에서 확인된 자국산 탄도미사일의 능력을 통해 결함이나 단점을 보완하고, 미사일 성능과 정확도를 높이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전문가들도 러시아가 북한제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직접 활용함으로써 북한의 미사일 역량 고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가 쏜 미사일 잔해에서 발견된 한글 'ㅈ' 표기. 사진 제공=디펜스익스프레스


북한산 무기 공급으로 전세가 역전된 만큼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서방의 지원은 절실해졌다. 하지만 진전은 더디다. 미국 의회에서는 여야 간 입장 차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계속해서 공격받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의 끊임없는 포격, 공습,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노출돼 있다”며 의회를 압박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지원이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EU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전용 기금을 만든 뒤 회원국들이 군수 물자를 공동 조달해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금 규모는 220억 달러(약 29조3,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1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지원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기 제공의 대가로 핵과 미사일, 우주 분야 등에서 첨단 기술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자국 신형 미사일이 서방 방공망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우크라이나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무이다.

NYT는 새로운 양국 관계의 성격이 불분명하지만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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