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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하루] 애니메이션 영화 피노키오의 뉴욕 시사회

최호근 고려대 사학과 교수





뤼미에르 형제의 발명 이후 영화는 발전을 거듭했다. 그중 하나가 애니메이션 영화의 등장이다. 디즈니 프로덕션은 1940년 2월 7일 뉴욕 시사회에서 몇 년간 준비해온 ‘피노키오’를 개봉했다. 이 영화의 원작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이 1883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출간됐을 때 어린이보다 부모들이 더 좋아했다. 원작에서 피노키오는 차갑고 무례하며 배은망덕한 악동이었다. 혹독한 시련은 이 문제아가 착한 어린이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과정이었다. 거짓말할 때마다 코가 길어진다는 설정에 부모들은 쾌재를 불렀다.

목각 인형이 사람으로 거듭난다는 스토리는 매력적이었지만 이 이야기가 20세기 중반 미국 중산층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캐릭터 변신이 시급했다. 주인공 피노키오가 순진하고 장난기 넘치며 귀여운 캐릭터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원작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던 귀뚜라미 지미니 크리켓의 비중이 커졌다. 지미니가 내레이터로서 이야기에 연속성을 부여하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양심으로 등장해 피노키오가 올바른 분별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맹활약한다. 이렇게 해서 나이 든 장인이 제작한 나무 인형이 온갖 유혹과 시련 속에서 용기 있고 진실하며 이타적인 태도를 입증해 마침내 사람이 되었다는 해피엔딩 스토리가 완성됐다.



기술 면에서도 ‘피노키오’는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출연 인물과 시계의 움직임이 실제와 비슷한 데다 비와 물, 조명과 담배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재현됐기 때문이다. 영화의 OST ‘별에게 소원을 빌면(When You Wish Upon a Star)’도 널리 사랑받았다. 덕분에 ‘피노키오’는 애니메이션 최초로 음악과 대본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하지만 흥행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2차대전 중에 개봉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몇 차례에 걸친 재개봉 끝에 ‘피노키오’는 디즈니사에 큰 수익을 안겨주며 불후의 명작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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