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며 미국 주식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고금리에도 식지 않은 미국 경제의 호황에다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푼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가에서는 빅테크 쏠림 현상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지적과 함께 20여 년 전 닷컴 버블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S&P500은 9일(현지 시간) 28.70포인트(0.57%) 오른 5026.61로 마감했다. S&P500이 종가 기준 5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S&P500은 지난달 19일 2022년 1월의 고점(4796.56)을 넘어선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새 기록을 썼다. 주간 기준으로는 최근 15주 가운데 14주를 상승 마감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72년 3월 이후 52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 자카렐리는 “지난 15주 동안 시장이 상승한 주된 이유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 전망”이라며 “여기에다 지난해 경기 침체가 없었으며 당분간 (침체 가능성이) 없을 것 같다는 관측도 투자심리를 북돋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기술 투자에 적극적인 매그니피센트7(7대 기술 업체)이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시가총액 3조 1250억 달러를 기록해 애플의 역대 최고 시총액(3조 900억 달러)을 넘어섰다. AI용 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는 사상 처음으로 주가가 720달러를 넘어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수의 대형 기술주에 상승세가 집중되는 것은 증시의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빅테크 중심의 주가 상승세가 20여 년 전 닷컴 버블과 닮은꼴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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