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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재건축이 맞닥뜨린 현실

김연하 건설부동산부





“지금 안전진단 통과 못해서 재건축 못한다는 곳이 있어요? 이제 재건축은 규제가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최근 기자가 만난 정비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재건축 관련 규제를 완화하며 주택 공급을 촉진하고 있지만 이는 현재 재건축이 맞닥뜨린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기준을 낮춘 데 이어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금 재건축의 발목을 잡는 요인은 사업성이다.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까지 얼어붙으며 사업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단지들이 늘고 있어서다. 낮은 사업성에 시공사들의 외면도 계속되면서 과거와 같은 수주전은 고사하고 시공권 입찰이 유찰되는 단지들도 수두룩하다. 조합원이나 소유주가 부담해야 할 분담금도 고공 행진하면서 이들의 반대로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대지 지분율이 낮은 중·고층 아파트나 비교적 외곽에 위치해 높은 일반분양가를 받기 어려운 단지들에서 이런 모습이 나타나면서 앞으로 성공적으로 재건축할 수 있는 곳들은 많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일단 용적률을 확대하고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사업성을 높여볼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의 저·중층 아파트가 고층·초고층으로 재탄생해야 하는데 늘어나는 공사 기간과 공사비 등을 반영하면 사업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일명 ‘35층 룰’을 폐지했음에도 늘어나는 공사비를 우려해 초고층 재건축을 거부하는 곳들이 등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초고층 아파트로 인한 조망·일조권 침해나 기반시설 부족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어찌저찌 극복하고 재건축에 성공하더라도 언젠가 낡을 그 아파트는 또 어떻게 재건축해야 할까.

정부는 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이 도심 주택 공급에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재건축이 마주한 문제를 목격하고 있지 않나. 재건축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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