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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 부동산펀드 손실 눈덩이, 금융 건전성 선제 관리하라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화의 파장이 심상찮다. 펀드 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주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0~-82%대로 추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 지속과 공실률 급증으로 미국 등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한 여파다. 이 펀드들의 만기 도래액은 올해 4365억 원 등 2026년까지 총 8747억 원에 달해 투자가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 투자자는 대부분 연기금·금융회사 등이라서 부실이 확산되면 금융 건전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미 신한금융·미래에셋증권 등 상당수 국내 금융기관들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로 지난해 4분기에만 수천억 원씩의 손실을 입었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자금은 지난해 6월 기준 55조 8000억 원에 이른다. 금융 당국은 금융권 총자산 대비 0.8% 수준에 불과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지만 장담하기 이르다. 한 번 약한 고리가 터지면 자금의 쏠림 현상으로 더 큰 위기로 확산되는 것이 금융시장의 속성이다. 미국 월가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미국 내 수백 개의 중소형 은행이 줄파산하면 유럽 등으로 공포가 전염되고 새로운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파다하다. 이미 미국의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일본 아오조라은행 등 해외의 여러 중소형 은행들이 부동산 대출 부실에 신용등급 강등, 주가·채권 가격 폭락 등의 사태를 겪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투자액만 14조 1000억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추가 부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금융 당국은 해외 부동산 사업장 현황과 시장의 위험 신호를 밀착 모니터링하고 금융기관 건전성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인 위기 관리에 나서야 한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정보가 제한돼 부실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시장에서는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의 여파로 관련 투자 담당자들이 금융기관을 속속 떠나면서 손실 파악이 어렵고 리스크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기관은 숨겨진 부실이 없는지 자체 점검하고 충당금 증액으로 손실 흡수 능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졌을 때 뒤늦게 수습하려면 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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