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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후폭풍에…바이오벤처 상장 포기 줄이어

■상장 비상 걸린 바이오벤처

올 자진철회 5곳 중 4곳 바이오기업

신약개발·매출화에 시간 걸리는데

'파두 기술특례 논란'에 심사 깐깐

상장추진 20여곳도 불안감 커져

'매출 창출 근거 확보'에 안간힘


바이오벤처들이 높아진 상장 허들을 넘지 못한 채 상장을 잇따라 철회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는 혁신기술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인 피노바이오는 9개월 간 제자리 걸음인 예비심사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상장 신청을 철회했다. 지난해 ‘파두 사태’ 이후 한국거래소가 예비 상장사의 미래 실적 추정 근거를 놓고 까다로운 검증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상장 예비 심사를 신청했거나 신청할 예정인 20여곳의 바이오벤처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를 자진 철회한 곳은 코루파마, 노르마, 옵토레인, 하이센스바이오, 피노바이오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양자 보안 전문기업 노르마를 제외하면 4곳이 모두 바이오벤처다. 피노바이오 관계자는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황에 대한 투심이 악화돼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 받았다”며 “임상개발과 기술이전 성과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도 이엔셀, 노브메타파마 등 바이오 기업과 씨어스테크놀로지 등도 6개월 넘게 예비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거래소가 정한 상장 예비 심사 기간인 45영업일을 훌쩍 넘었다.





업계에서는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이후 한국거래소의 심사 절차가 엄격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비 상장 기업에 지속적인 수익 모델과 미래 가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더 많은 근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적자 기업으로 기술 특례 제도 등을 활용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바이오 분야 특성상 미래 가치가 현실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지속적인 매출 추정의 근거도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2·3번째 상장 문을 두드리는 쓰리빌리언, 디앤디파마텍, 온코크로스, 엔지노믹스 등 바이오벤처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기업 특성상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면서도 “파이프라인의 로드맵, 임상 개발 가능성 등을 구체화하면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 상장 기업들은 매출 창출의 근거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AI 신약개발 기업인 쓰리빌리언은 지난해 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6배 이상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50%을 넘겼다. 온코크로스는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기술수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근육 질환 치료제 OC514는 한국파마에 기술이전됐고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한국암웨이와 협력관계를 맺고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제일약품(271980)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상장 예비 심사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스타프라잔의 품목허가 신청을 제출한 데다 중국 제약사에 1600억 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자스타프라잔은 ‘국산 신약 37호’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스타프라잔이 품목허가를 받으면 지속적인 수익 창출원이 될 것인 만큼 상장 심사 통과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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