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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기준' 악용 배짱영업…"100만원 서비스도 400만원대로 둔갑"

[저출생, 이것부터 바꾸자-산후조리원] 도넘은 가격 부풀리기

제공 서비스·기기 큰 차이 없는데

조리원별 가격 4~6배 차이 나기도

고급 조리원 찾는 산모 심리도 반영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관리·감독 기준이 부실해 의도적인 고급화 전략으로 가격을 부풀리는 산후조리원의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원이 ‘깜깜이 기준’의 맹점을 노려 산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수도권의 한 공공산후조리원의 홈페이지 요금 체계 공시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이 제공하는 기본 서비스 항목은 △숙박 △식사 1일 3식(주 1회 특식) △간식 1일 3회 △신상아 케어 △산모 케어 △청소 및 세탁 △산후 관리 및 신생아 관리 교육 △유축기, 개별 좌욕기, 골반교정기, 마사지 등 편의 시설물 이용 등이었다. 얼굴 마사지 1회와 전신 마사지 2회도 무료로 제공된다. 2주 기준 비용은 250만 원이었다.

서울경제신문이 수도권 최고급 산후조리원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배우자 식사 제공 등 세부 사항을 제외한 기본 제공 서비스 항목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산후조리에 사용하는 기기도 유사했다. 오히려 일부 산후조리원은 2주 기준 수천만 원대의 기본 비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서비스 품목조차 기재해두지 않았다.



다만 추가 결제가 필요한 부가 서비스 관련 내용은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 산후조리와 관련이 없는 리무진 서비스나 마음 관리를 위한 꽃꽂이, 한의원 상담, 아기 사진 촬영, 웃음 치료, 손발 조형 및 탯줄 도장 등 프로그램 역시 중구난방이었다.

사회적 필수 서비스지만 공급이 한정적이라 산후조리원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수요 또한 비탄력적이고 일회성이기에 산모들이 비용이 높아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그들만의 리그’에 들어가려는 산모들의 심리도 가격에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아이를 출산한 산모 A 씨는 “‘산후조리원 동기’가 육아를 할 때도 도움을 준다는 얘기를 듣고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고급 산후조리원에 입소했다”며 “강남이나 서초 등에 거주하며 고급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상류층 산모들과 커뮤니티를 이루게 되면 추후에 입시 학원이나 선생님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는 조언도 산후조리원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간호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이 추가금을 받고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실상 기본 항목을 제외하고는 가격 부풀리기를 위한 불필요한 서비스에 해당한다”며 “분석 결과 400만 원 상당의 민간 산후조리원 기본 서비스는 100만 원 이하로도 충분히 제공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공 차원의 견제가 부족하고 산모들이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간 산후조리원들이 배짱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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