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고]한미 산업협력 중심지로 떠오른 美동남부

■서상표 주애틀랜타 총영사

법인세 낮고 물류 유통망 뛰어나

조지아주에만 韓기업 130곳 진출

주정부·의회·한인사회도 뒷받침

군사협력 넘어 포괄동맹으로 발전





올해 1월 말 미국 조지아주 남쪽에 위치한 도시인 밸도스타에서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국 군인의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 로이 바로우 미 육군 상사는 1950년 추운 겨울 장진호 전투 중 실종됐다가 지난해에야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무명의 유해 중 신원이 밝혀져 고향 밸도스타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할머니가 된 딸이 70년이 훌쩍 지나 마침내 아버지를 마주하게 된 그 절절한 마음을 누가 감히 짐작해볼 수 있을까.

다만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우리의 깊은 감사와 위로를 진심을 눌러 담아 전할 뿐이다. 현재 미국 내 한국전 참전 용사가 약 12만 명 생존해 있다. 이 중 20%가 미 동남부 지역에 거주 중이다. 미 동남부 6개 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이분들의 헌신을 기억하는 것이다.

한미 군사동맹의 생생한 기억을 지니고 있는 미 동남부 지역에 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소재한 조지아주에만 13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미래 첨단 산업을 기반으로 국내 굴지의 글로벌 대기업들과 협력사들이 모여 촘촘한 공급망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조지아주 사바나 지역에 약 80억 달러 규모로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경제개발 프로젝트인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를 짓고 있다. 주변에는 협력 업체들을 중심으로 거대한 자동차 산업 마을이 태동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조지아주 커머스시가 SK 배터리 공장 주변 도로에 ‘SK로(SK Boulevard)’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조지아주 돌턴에 위치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공장 또한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4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곳을 방문해 “세계 최고 수준의 모듈”이라고 극찬했다. 테네시주에는 지난해 12월 LG화학 양극재 공장 착공식이 개최됐고 올 1월에는 유니테크 공장이 새로이 개장하는 등 미 동남부 지역으로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조지아주에 한국 기업의 진출이 두드러진 것은 기업 친화적인 환경과 정책 때문이다. 세계 이용객 1위로 알려진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과 북미 최대 단일 컨테이너 터미널인 사바나 항만, 브런즈윅 자동차 수출입 항구로 대표되는 물류 유통망 등을 갖췄다. 낮은 법인세와 기업 맞춤형 인력 훈련 프로그램(Quick Start) 등 주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과 조지아텍과 에머리대와 같이 고급 인력을 공급하는 유수 대학의 존재 등도 기업 친화적 환경의 원동력이다.

조지아 주정부와 주의회의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도 한몫하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2019년 1월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고 조지아주 상원에서는 지난해 초당적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코커스’를 결성했다. 26만여 명 규모의 미 동남부 한인 사회 역시 우리 진출 기업들의 든든한 받침목이 되고 있다.

7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의 발전사와 함께하며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근간이었다. 이제는 한미 동맹이 군사 협력을 넘어 경제, 첨단 기술, 공급망, 사이버 등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포괄 전략 동맹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동남부 지역이 명실상부한 첨단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친환경 미래 산업의 새 시대를 맞아 총영사관을 부르는 곳에 언제든 달려가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되새겨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