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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아직 끝나지 않은 中 경제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

美 견제·부동산·청년실업 위기 속

서부개발·디지털전환으로 성장 지속

과기혁신·농촌투자 통해 내수 진작

韓도 '中 시장친화적 실탄'에 주목을





중국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회의가 4일 세계적 관심 속에 개최된다. 여기에서 올해 주요 정책 방향이 발표된다. 오랜만에 중국 관련 강연 요청을 받았다. 현 정부 들어 중국에 무관심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반간첩법 시행으로 전제국가로 치닫는 건 아닌지 등 어려운 질문이 많다. 현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균형 잡힌 판단을 위해서는 상하이가 제격이다. 대외경제특구가 소재한 푸둥 거리는 예상대로 한적했다. 잘나가던 까르푸도 문을 닫았다. 견제 정책의 약효가 먹히는구나. 내국인 위주인 푸시 거리는 그런대로 코로나19 발발 이전으로 회복되는 것 같았다.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 청년 실업 증가, 미국의 대중국 압박 등이 커다란 위기 요인이다. 그래도 중국이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성장률은 5.2%였다. 6% 아래라고 침체기에 돌입한 것은 아니다.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서면 성장률 3~6% 구간에서 움직이게 돼 있다. 중국은 1만 달러를 넘은 지 5년째다. 전국 경제성장률은 지방 경제성장률의 가중평균이다. 4개 이상의 권역이 있다. 산업구조도 판이하다. 747항공기처럼 4개의 독립된 엔진이 움직인다. 동시에 꺼지는 일은 쉽지 않다. 전통 경제권인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평균치다. 반면 한창 개발 중인 청두를 중심으로 한 서부 지역, 디지털 대전환 핵심 지역인 광둥성과 후베이성은 6%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 선전·청두·우한시의 성장률도 6%대다. 전국을 균형 있게 파악해야 한다.

당국도 부동산, 청년 실업, 인구 고령화 등 문제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해법은 쉽지 않다. 지난해 말 당 최고경제업무회의에서 9대 중점 과제를 밝혔다. 과학기술 혁신을 필두로 내수 확대, 중점 영역 개혁, 대외 개방 심화, 리스크 관리, 농촌·농민·농업 문제 지속 해결, 도시·농촌의 융합, 친환경 발전, 민생 안정 등이다. 키워드는 과학기술 혁신, 농촌 투자, 사회 안전망 구축 등 3개로 집약된다. 소위 바벨 전략이다. 밑으로 서민과 농촌의 소득 증대, 위로 첨단 분야 우선 육성이다. 이로써 문제시되는 부동산 침체 극복과 노동집약산업·중화학 등 전통 제조업의 업그레이드를 추구하는 것이다. 시간은 걸릴 것이다. 고위 인사들이 목표 실현에 혈안이 될 것이다. 근무평정 경쟁의 핵심 지표이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충돌을 회피하면서 국내의 내수 진작을 통해 돌파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기술 보호 동맹 정책은 대통령이 누가 되든 계속될 것이다. 성과는 미지수다. 지난해 11월 15일 미중 수뇌회담으로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실제 군사·학술 교류, 항공기 증편 등이 이뤄지고 있다. 기술 개발은 산학 협력의 능력에 달려 있다. 첨단 과제들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시작되기 전에 다 노출됐다. 과학자·기술자 풀도 상당하다. 본격적인 유학 역사가 40년을 넘었다. 세계적 기술 흐름을 좇아가고 있다.

기술 장벽을 쌓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것이 아닐까. 강력한 제재가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1인당 소득 1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업계의 피 나는 자구 노력 덕분이다. 아시아 금융위기, 세계 금융위기 아래에서 기업들이 환골탈태했다. 아이러니는 지나친 압박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공산당 체제를 결속시키고 독재로 내몰 개연성도 있다는 점이다. 의도하지 않은 방향일 것이다.

우리는 경제 통상 국가로서 미국 정책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의 건실한 발전이 우리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엄연한 실체도 있다. 명문대 졸업생으로 호주 유학파인 한 중국 민간기업인의 말이 귀를 때린다. “발전 잠재력은 큽니다. 3년간 도시 봉쇄(락다운)를 통해 정체된 것이 문제입니다. 정부는 아직도 충분한 실탄이 있습니다. 시 주석이 얼마나 시장 친화적으로 쓸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내수만으로도 자체 발전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방한에 지나치게 매달린 것도, 악마화한 것도 문제다. 냉정하게 찬찬히 지켜보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에서 선량들을 잘 뽑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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