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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비과세 강화에…증권사 ISA 가입금액 10조 넘었다

1월 8700억 유입…1년새 54%↑

정부 稅혜택 업고 투자수요 급증

납입한도도 확대돼 자금유입 지속

ISA 시장, 증권사 중심으로 재편

업계 "상반기중 은행 추월" 분석도





증권사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금액이 역대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1년여 사이에 기존 가입액의 50%가량 되는 자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저금리로 일반인의 투자 수요가 커진 데다 윤석열 정부도 ISA 납입 및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등 자본시장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세제 혜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은 10조 67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6조 9145억 원) 대비 3조 7577억 원 증가한 것으로, 1년 1개월 만에 자금이 54.3% 불어난 셈이다.

ISA는 예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등에 투자하면 200만 원(서민·농어민형은 400만 원 한도)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어 만능 통장으로 불린다.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투자중개형 ISA가 신설된 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증권사의 ISA 가입액은 9조 7964억 원에 머물렀지만 한 달 만에 8700억 원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됐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올 1월 민생 토론회에서 ISA 납입 한도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달간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 증가액은 지난 한 해 증가분의 30% 수준에 이른다. 납입 한도가 연초에 증액된다고 해도 올해 1월 증가액은 지난해 1월 대비 세 배 넘게 많다. 이 같은 페이스라면 올해만 10조 원 이상 가입 금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고위 임원은 “ISA 시장이 증권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를 통한 ISA 가입이 눈에 띄게 늘어난 반면 은행 쪽 자금 유입은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도 주목할 포인트다.





올 1월 은행의 ISA 가입 금액은 지난해 12월 대비 2081억 원가량 늘어난 13조 8921억 원에 그쳤다. 증권사 가입 금액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2022년 말 대비로도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이 3조 7577억 원 늘어나는 동안 은행은 2조 1809억 원 증가했다.

은행의 ISA 가입자 수는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00만 명을 웃돌던 은행 ISA 가입자가 올 1월에는 97만 7277명으로 줄었다. 투자중개형 ISA가 도입되기 전인 2020년에는 178만 명 수준이었으나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같은 기간 15만 5000명에서 400만 명으로 25배 넘게 급증한 증권사의 ISA와 대조적이다.

투자·금융 업계에서는 조만간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이 은행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두 업권의 가입 금액 차이는 3조 2000억 원 수준이어서 이르면 상반기 중 증권사가 은행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예적금이나 주식·펀드 등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종합 절세 계좌인데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은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는 점도 증권사로 ISA 수요가 쏠리게 하는 요인이다. 은행에서는 신탁형과 일임형만 가입할 수 있어 간접 투자만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추후 정부가 ISA의 혜택을 강화할수록 증권사 ISA의 인기가 커질 것으로 본다. 정부는 1월 민생 토론회에서 ISA 납입 한도를 연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기존보다 두 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당·이자소득세 비과세 한도 역시 현행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에서 500만 원(서민형 1000만 원)으로 상향한다고 했다. 국내 상장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해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할 수 있게끔 한 것 역시 주목을 받았다.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도 호재다. 배당 등 상장사의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정책인 만큼 이로 인한 절세 효과와 투자 수익의 세제 혜택을 위해 ISA 가입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 문화가 은행의 예적금에서 증권 투자 상품으로 바뀌는 과정에 있어 추후 증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과 신설될 국내투자형 ISA의 인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면서 혜택이 늘어나고 의무 가입 기간이 3년으로 부담이 적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예적금에서 주식·펀드로 투자 수단이 변하는 과정에서 그 수요를 받아낼 바구니가 필요했는데 투자중개형 ISA가 그러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며 “해외투자에 관심이 큰 2030세대가 매매 차익에 대한 15.4%의 배당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ISA 시장에 대거 유입됐는데 추후 ISA 시장의 중심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넘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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