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금 유입과 내국인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주식시장이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5일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따르면 센섹스(SENSEX) 지수는 전날 7만 3872.29로 마감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형주 50개로 구성된 니프티50지수 역시 2만 2405.60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배경에는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유입된 해외 자금이 있다. 인도 통계청은 지난해 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4%를 기록해 6분기 내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6.6%)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인도 정부는 2023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7.3%에서 7.6%로 0.3%포인트 올려 잡았다. 인도 증시는 지난해부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인도 밖에서 투자가 몰리며 강세를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인도 주식시장에서 지난해 해외 투자자가 매수한 금액은 1조 7110억 루피(약 27조 5300억 원)였다. 월간 기준으로 보면 아다니그룹의 부정 의혹이 제기된 1월, 시크교도 살해 사건과 관련한 캐나다와의 외교 문제 확산 우려가 나온 9월 등 순매도를 기록한 시기도 있었으나 연중으로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올해 1월에는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세에 2500억 루피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2월에는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중국에 대한 정치·경제 우려가 커지며 본토와 홍콩 증시를 이탈한 투자 자금 일부가 인도 증시로 유입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 강세의 또 다른 축은 해외 자금 못지않은 강력한 국내 투자세다. 인도판 개인 적립식 계좌인 ‘SIP(Systematic Investment Plan)’가 급증하며 주식 매수로 이어진 것이다. 중산층 증가에 힘입어 SIP 계좌 수는 2016년 4월 1000만 개에서 올 1월 7919만 개로 늘어났다. SIP를 통한 투자신탁의 주식 매수는 2022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1조 5597억 루피로 2016년과 비교하면 네 배나 늘었다. 2023 회계연도의 경우 올 1월까지 1조 6076억 루피를 기록해 이미 전년도 실적을 웃돌았다. 이는 해외 투자자가 사들인 금액에 필적하는 규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제프리스는 인도 증시의 시가총액이 현재 수준인 4조 5000억 달러(약 6004조 원)에서 2030년에는 10조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최근의 주가 흐름을 놓고 과열 경고등도 켜진 상태다. 닛케이에 따르면 센섹스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까지 치솟아 최근 10년 평균(21배)을 웃돈다. 밸류에이션을 볼 때 추가 상승이 한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닛케이는 중국의 양회 이후 경기 대책 방향 등에 따라 인도나 일본으로의 해외 자금 흐름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