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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 교육실험 나선 손태장 "커리큘럼·선생님 없는 시스템 선뵐 것"

■'모험의 서' 출간한 손정의 회장 동생

규율 중심 학교 체제에서 탈피

협업자 찾아 올 팝업 매장 오픈

'아시아 실리콘밸리' 설립 목표

2년내 창업자·투자자들 매칭

손태장 미슬토 회장이 7일 서울 SBVA 사옥에서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과 최근 출간한 저서 ‘모험의 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손태장 미슬토 회장이 7일 서울 SBVA 사옥에서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과 최근 출간한 저서 ‘모험의 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내년 중 한국에 선생님과 커리큘럼이 없는 교육 액셀러레이터 ‘비비타(VIVITA)’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7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 19층에 있는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사옥 회의실. 트레이드마크가 된 베이지색 페도라를 쓴 손태장(일본명 손 다이조) 미슬토 회장이 들어섰다. 손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에듀테크 기업 ‘비비타’의 한국 진출 계획과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가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였다. 손 회장은 SBVA 모회사인 디에지오브 공동창업자를 비롯해 교육 액셀러레이터 비비타 창업자 등 다양한 직함이 있지만 이번에는 교육에 대한 생각과 비전을 담은 책 ‘모험의 서’를 출간한 저자로 인터뷰에 응했다. ‘모험의 서’는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돼 10만 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고 지난달 말 국내에 출간됐다.

국내에는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막냇동생으로 더 잘 알려진 손태장 회장은 1998년 게임사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를 창업한 후 굴지의 상장사로 키워냈다.

그는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하며 수재 소리를 들었지만 기존 규율 중심의 학교 체제에 회의감을 느꼈다. 교육에 대한 꿈은 한동안 접어둔 채 살았다. 그러다 마흔이 된 어느 날 가슴에 큰 통증이 왔다. 그는 “월요일부터 일요일, 아침부터 자정까지 모든 일정표가 전략 미팅, 팀 미팅, 저녁 미팅으로 채워져 있었다”며 “맛있는 것을 먹어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아무것도 즐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고 술회했다.



손태장 미슬토 회장이 7일 서울 SBVA 사옥에서 비비타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정혜진 기자


은퇴까지 길면 20년. 지루한 일에 더 이상 시간을 쏟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창업한 회사 겅호에서 내려올 결심을 했다. 손 회장은 2016년 아이들을 위한 무료 교육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비비타를 출범시켜 일본·미국 등 전 세계 7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비비타에는 그의 신념이 그대로 녹아 있다. 학교교육은 배움을 수동적으로 만들면서 재미를 빼앗았고 평가와 시험이 다른 이들과 다르게 행동하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또래 압력’ 기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가 비비타를 통해 변화를 주고자 하는 곳은 한국이다. 그는 “한국에서도 협업할 파트너를 찾아냈다”며 “이르면 올해 중에 팝업 방식으로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의대 쏠림 현상을 두고 그는 “부모님의 말을 듣지 말라”고 조언했다. 부모는 자식이 행복한 길을 따라줄 의향이 있는데 아이들이 미리 자기 검열을 하고 마음속 목소리를 지우고 순응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릴 적부터 ‘선생님의 말을 전부 믿지는 말라’고 강조한 아버지 손삼현 씨에게 영향을 받았다.

AI 붐이 확산되기 이전부터 그는 대체되지 않을 가치에 대해 주목했다. 손 회장은 “AI가 모든 걸 대체해도 살아남는 건 사람들이 진짜 좋아하는 일”이라며 “축구를 하는 선수가 사람이기에 감동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또 다른 목표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만드는 것이다. 2013년 미슬토를 설립해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10여 년간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스타트업만 270여 개, 투자 규모는 1조 원에 이른다. 손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가보면 미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아시아인이고 아시아계 자본도 많다”면서 “문제는 아시아에 저력이 있는데 아시아 국가들은 저마다 사일로(사각지대)가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의 계획은 각 나라의 사일로를 끊고 모두 어울릴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 투자자 100여 명을 확보해 이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2년 안에 젊은 창업가와 투자자들을 매칭해 글로벌 공략을 할 수 있는 ‘리그’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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