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최근 스타트업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래 유망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함으로써 AI 반도체 선두 기업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분석해 엔비디아가 지난해 약 30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투자 활동이 3배 이상 늘어났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는 1월 말 약 15억 5000만 달러(약 2조 3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다. 3억 달러 수준이었던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엔비디아는 단순한 차익을 한 투자는 아니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현재 AI 칩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차지한 엔비디아가 자체 생태계 확장을 위해 초기 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 더 우세하다. 실제 엔비디아가 지난해 투자 기업 중 상당수는 AI 인프라 등 관련 기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엔비디아 투자는 회사 수장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생각하는 미래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의 모든 투자 계약을 승인하는 젠슨 황은 기술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며 조기 투자를 하지 않으면 산업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언급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엔비디아 투자는 재정적 후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앞서 엔비디아가 미 증권당국에 사운드하운드 AI, 리커전, 나노엑스이미징, 투심플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하자 이들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사운드하운드는 회사의 기술력과 브랜드가 엔비디아의 투자를 통해 입증됐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이 환호하며 투자 사실 공개 후 하루 만에 주가가 67%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벤처 투자가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전략이나 산업 동향 등에 대해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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