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고]세계 1위 다시 조준한 K조선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무릇 100 대의 수레가 싣는 것은 한 척의 배에 미치지 못하고 육지로 1000 리를 가는 것이 배로 1만 리를 가는 편리함만 못하다.”

조선 후기 박제가는 저서 ‘북학의’에서 이런 문구를 남겼다. 당시 실학자들은 청나라를 둘러보고 와서 조선 땅에 조선소를 짓는 꿈을 꾸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로부터 200년 후, 수출입국의 기조 아래 ‘우리 선박은 우리 조선소가 건조, 우리 화물은 우리 선박으로 수송’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조선산업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선산업의 부흥과 함께 1971년 10억 달러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1977년 100억 달러, 1995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조선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뒷받침하는 전략산업이며,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산업이다. 또 해운·방산 산업과 연계해 함정 등 특수선 건조를 통해 자주국방 실현에 기여하는 안보산업이기도 하다.



우리 조선산업은 최근 고부가가치 선박 점유율 6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감도 4년 치에 육박하는 약 4000만CGT(표준선 환산톤수)를 확보했다. 또 올해 1월 우리나라 선박 수주량은 전 세계 발주량의 40%를 차지하면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조선소 순위가 바로 세계 조선소 순위가 되는 조선산업의 신화를 계속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우리 조선산업이 넘어야 할 과제들도 만만치 않다. 선박의 친환경화·스마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이 심해지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일본도 자율운항 기술 등을 통해 잃어버린 조선산업의 주도권 회복을 노리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부족한 인력 확충과 조선소 근로환경 개선, 중소 조선소와 기자재 업계의 수출 경쟁력 강화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다.

산업부는 지난달 7일 ‘제1차 산업·투자전략회의’에서 ‘신산업정책 2.0’ 전략을 발표하면서 첨단산업의 초격차 확보와 주력산업의 대전환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조선산업의 성과와 앞으로의 도전을 생각하면, 조선산업 초격차 확보와 대전환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지난 5일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손을 잡고,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정부는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를 크게 3대 축을 중심으로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앞으로 5년간 민관합동으로 총 9조 원을 투자해 액화수소운송·자율운항 등 미래 기술 초격차를 확보한다. 둘째 선박 건조에 차질이 없도록 ‘미래혁신 인재 양성센터’, ‘해외조선인력센터’ 등을 설치해 국내외 조선인력을 양성한다. 셋째 대·중·소 기업 및 원·하청 상생협력, 첨단안전기술 보급 등을 통해 민관이 함께 일하고 싶은 조선소를 만들어 나간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테미스토클레스는 ‘바다를 다스리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 살아온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배 만들기에 능숙한 민족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의 꿈이 실현되는 K조선 세계 1위를 회복하고 올해 7000억 달러 수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