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의 재건축 수주전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이 예정된 가운데 반포 일대의 수주 성과를 발판으로 연내 재건축 입찰이 예고된 강남구 압구정에서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대표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를 시공한 삼성물산이 후속작을 내놓으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다른 건설사들도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서초구 잠원강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오는 4월 19일 입찰을 앞두고 있다. 최종 선정은 5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이를 위해 최근 특허청에 ‘래미안 원펠리체’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4월 입찰에 참여할 때 조합에 단지명으로 래미안 원펠리체를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원 강변아파트는 지하 4층~지상 20층, 4개 동, 389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단지 규모가 작지만 한강 조망권인데다 신동초, 신동중이 바로 옆에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단지 인근에는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와 래미안신반포팰리스가 위치해 있다. 2020년 정비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한 해에만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재건축을 수주하는 등 반포에서 활발할 수주 성과를 얻었다. 현재까지 수주한 단지의 입주가 완료되면 반포 일대에는 2026년께 총 1만 가구의 ‘래미안 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경쟁사들도 반포 일대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GS건설 메이플자이(3307가구), 현대건설 디에이치클래스트(5002가구), 현대엔지니어링 신반포22차(160가구) 등 대규모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눈은 시공사 선정이 임박한 신반포4차와 신반포12차에 쏠리고 있다. 신반포4차는 서울시의 높이 규제(35층) 폐지에 따라 49층으로 재건축된다. 여기에 고속터미널역 바로 앞에 있어 향후 지역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비 업계에서는 총 1만 7000가구 규모의 압구정 재건축을 겨냥해 반포 수주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압구정 2~5구역은 올 하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가 커 구역별로 시공을 맡는 건설사가 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업비가 가장 큰 압구정3구역 등 핵심 단지를 수주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반포에서 누가 랜드마크 이슈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압구정 수주 성적표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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