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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벚꽃없는 벚꽃축제

김지영 문화부 기자

김지영 문화부 기자




지난해 봄 벚꽃 축제를 기획했던 A기업은 정작 벚꽃 없이 축제를 치렀다. 과거 10년 동안의 벚꽃 만개 시기를 분석해 축제일을 정했지만 벚꽃은 예상보다 빨리 폈다. 기업 관계자는 “(봄꽃 중 두 번째로 개화 시기가 이른) 개나리가 일찍 폈길래 설마 했는데 벚꽃까지 빨리 폈다”며 데이터를 통한 예측이 빗나갔다고 털어놓았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겨울인데도 꽃망울이 보이기 시작했다. 봄꽃 중 가장 먼저 피는 꽃인 매화는 올해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먼저 폈다. 하얗게 꽃대궐을 이룬 광양 매화마을의 사진을 본 지인이 기자에게 “지금 사진이 맞느냐”고 물어볼 정도다.



달라진 기후로 인한 여파는 봄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올해 2~3월 초 강원도 지역에 폭설이 계속되면서 일부 스키장은 폐장 날짜를 연기했다. 동시에 골프장은 계속되는 눈으로 올해 개장 시점을 보름가량 늦춰야 했다. 이 모두는 기후변화가 미친 영향이다.

여행 업계에서 이제 기후는 중요한 리스크다. 아무리 정밀하게 사업 계획을 짜도 예측 불가능한 이상기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회사로서는 당초 계획과 달리 개장 시점을 옮기거나 개장 기간을 조정해야 해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가 여행 업계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여행 시장에서 기후변화와 맞물려 환경과 공존하는 여행에 대해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교통·숙박 등에서 환경친화적인 서비스를 구현하고 많은 여행객이 이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여행객이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항공편을 선택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여행객들은 봄에는 꽃구경,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하고 겨울에는 설산을 오른다. 여행사들은 여행객들이 제때 사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도록 계절에 맞는 상품을 출시한다. 이상기후로 인해 시기에 맞는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면 여행사, 호텔·리조트 등 관련 업계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이상기후는 여행 시장에 더 이상 잠재적인 리스크가 아닌 현재의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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