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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 장남 “OCI 통합 불완전거래…국민연금·금감원 나서야”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장차남 기자간담회

"OCI 내부 경영권 분쟁 우려…ESG 역행"

사이언스 지분 7% 연금 의결권 행사 촉구

"1조 투자금 유치해 시총 50조원 키울 것"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강동헌 기자




임종윤 한미약품(128940) 사장이 국민연금공단에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달라고 21일 촉구했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그룹 오너가의 장남으로,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한미약품그룹과 OCI(456040)그룹의 통합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 한미그룹 대표이사로 경영 복귀 의사를 밝혀온 임종윤 사장은 이날 1조 원을 투자받아 시가총액 50조 원대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임종윤 사장과 동생 임종훈 사장(한미정밀화학 대표)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이 법률적 문제 등을 깊이 고려해서 올바른 쪽으로 의결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과의 통합 추진에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며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달에는 자신들의 추천 인사가 한미사이언스의 이사로 선임될 수 있도록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는 주주제안도 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약 41.41%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에서는 임종윤·종훈 사장 측의 ‘신규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과 한미사이언스의 ‘신규 이사 6명 선임안’을 놓고 이사진 구성을 둘러싼 표 대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조동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회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어느 한쪽을 지지한다면 양측이 각각 제안한 이사진 선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송 회장과 장녀 임 실장이 각각 11.66%와 10.20%로 총 21.86% 지분을,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각각 9.91%, 10.56%로 총 20.47% 지분을 갖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최근 국민연금을 방문했으나 ‘컴플라이언스(법규준수)’ 문제로 국민연금 측과 만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와 OCI의 (합병)계약이 ‘불완전 거래’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하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도 주시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일괄계약으로 인수합병을 해야 하는데 유상증자와 개인 간 거래를 각각 계약으로 나눠 문제가 없다는 듯이 하고 있다”며 “분쟁이나 경영권이 불완전할 때 생기는 필요를 공략해서 비즈니스 모델로 한다면 시장이 대단히 혼란에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소지가 OCI 내부에서도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투명하고 심플한 거버넌스를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계획에 반대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윤 사장은 앞서 발표한 ‘5년 내 순이익 1조 원, 시가총액 50조 원’ 목표에 대해 “실패한다면 물러나겠다”라고도 말했다. 임 사장은 다품종 소량의 바이오 의약품 수탁 개발에 나서겠다며 의약품 수탁 제조개발(CDO)과 임상수탁기업(CRO)을 한미약품의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의 ‘론자’가 되겠다”며 “1조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해 바이오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했다. 론자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CDO 사업을 영위하는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은 450개 케미컬(합성화학 의약품)을 만든 경력이 있다”며 “이 저력으로 100개 바이오 의약품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남 임종훈 사장은 갈등의 ‘키맨’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대해서는 “(통합 찬반을) 결정하지 않은 것 같다.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보유 지분이 11.52%로, 창업주 일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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