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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日기관 문 두드려요"…K스타트업 하소연한 까닭은

[K스타트업 '기회의 땅' 된 日]

<하> 기회 열렸지만 지원 부족한 韓

코로나 이후 日진출 급증하지만

GBC센터장 혼자 300곳 담당 등

국내 지원기관 인력·예산에 한계

제트로 등 日 기관에 도움 받기도

규제 등 현지 정보 부족 스타트업

접점 늘릴 기관 지원 프로그램 절실





최근 일본 시장에 진출한 한국의 딥테크 관련 한 스타트업은 일본무역진흥기구(제트로)의 지원을 받아 일본의 유명 대학 연구소와 공동으로 연구 개발에 나서게 됐다. 제트로는 일본에 진출하려는 해외 기업의 일본 법인 설립에 필요한 법무·노무·세무 관련 지원과 함께 회의실을 포함한 사무실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기업이 일본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갖춘 지역 대학과 기업들과의 매칭도 주선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 관계자는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일본 정부가 정책적 지원과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해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며 “기업 지원에 있어 제트로가 한국 기관 보다 준비가 더 잘돼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시장에 진출했거나 준비 중인 국내 기업들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같은 해외 진출 지원 기관들에 더욱 많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현지 판로 개척과 고객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현지 네트워크와의 연계가 중요한 데 이를 위해 지원 기관들의 특화 프로그램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현지 상황과 규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지원 기관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절실하다.



하지만 지원 기관들은 예산 등의 문제로 늘어나는 기업 수요를 충족 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 기업의 일본 내 신규 법인수는 2021년 109개에서 2022년 158개, 2023년 204개로 코로나19 당시 감소 후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벤처부의 해외진출 관련 예산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022년 2217억 원 이었던 해외 진출 관련 예산은 2023년 2496억 원으로 늘었지만 올해는 다시 2355억 원으로 줄었다. 2023년 중기 전용 물류센터인 ‘스마트트레이드 허브 사업’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예산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전체 예산은 답보 상태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GBC 도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GBC는 해외 진출 기업들에 특성화·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사무공간과 마케팅·법률·회계 등의 자문 및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들에게 필요한 현지 네트워크와의 접점을 만들어 주고 있어 인기가 높다. 현재 이곳에는 20개 한국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당초 18개의 사무실이 있었지만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GBC 직원들이 쓰던 사무실 한 곳을 입주 사무실로 전환 시켰고 기업 한 곳은 다른 입주 기업과 함께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 입주기간은 2년 입주 후 2년 연장을 할 수 있고 임대료는 1년차는 20%, 2년차는 50%만 내면 된다. 좋은 위치에 쾌적한 공간,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때문에 GBC에 입주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현재 10곳이 대기 중이고 입주 대기 기간은 6개월까지 늘어난 상태다.



디캠프가 이달 7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글로벌 커뮤니티 행사인 '모크토크(MokTalk)'에서 한일 양국 참가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노현섭기자


또 현재 대부분 GBC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소장 한 명과 현지 직원 두 명이 상주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가 높은 국가의 경우 이들이 한 해에 입주기업과 각종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응하는 기업들의 수는 300개가 넘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소장의 경우 스타트업 특화 맞춤형 지원센터인 K스타트업센터(KSC) 관리도 함께 담당한다. KSC 역시 민간 센터장과 현직 직원 두 명이 담당한다. 당초 2008년까지 중진공에서 3명의 직원을 파견 했지만 당시 정부가 효율성 명목으로 전체 GBC에 현지 파견 직원을 한 명으로 줄였다. 당시에는 해외 진출 수요 대부분이 대기업 중심이라 이러한 인원과 예산으로도 대응이 가능했지만 현재 중소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글로벌화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에 한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 베트남처럼 기업 수요가 급증한 국가의 경우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고 결국 일부 기업들은 우리 기관이 아닌 제트로와 같은 해외 기관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기부에서는 예산과 인원 확대를 정부에 요청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진출한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보력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스타트업의 경우 현지 진출을 위한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행사가 절실한데 GBC와 코트라와 같은 지원 기관들이 이러한 갈증을 해소해줬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늘어난 기업 수요에 비해 사업예산 부족 등으로 이러한 혜택이 많은 스타트업에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사업예산 확충 뿐 아니라 해외 진출 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현지 법인 계좌 개설을 위해 기업 신용 정보를 국가 차원에서 공유를 하는 등 좀 더 세심한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며 “한국에서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며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정부 정책을 조만간 발표한다고 하는데 이러한 기업들의 요구도 함께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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