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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태안의 '검은 절망' 닦은 '순백의' 자원봉사자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검은 절망의 끝에서 찾은 순백의 희망’

2007년 12월 7일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해상 사고로 기록된 태안 해안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가 발생한 날이다. 원유 1만 2547㎘가 유출됐고 태안 앞바다는 물론 수십 ㎞ 떨어진 태안군 내에서도 기름의 역한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다.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가 이어졌고 전국의 자원봉사자들은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태안 해안을 찾아 기름을 퍼내고 바위와 돌을 닦는 작업을 했다.

복구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태안해안국립공원은 빠르게 회복됐다. 17년이 지난 현재는 과거의 아픔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맑은 바다가 됐다. 그 뼈아픈 ‘검은 절망’이 수습된 데는 피해 지역 복구를 위해 헌신한 ‘순백의 희망’인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태안 유류 유출 사고 이외에도 국가적 재난과 역경이 있는 현장에는 언제나 자원봉사자들이 있었다. 2023년 기준 대한민국 자원봉사자 활동 인원은 200만 명이라고 한다. 어느덧 자원봉사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립공원 자원봉사 활동의 현주소는 어떨까. 국립공원의 관리 면적은 6888㎢로 전 국토 면적의 6.8%에 달하고 연간 39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방문하고 있어 연중 관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직원 1인당 관리 면적은 축구장 면적의 365배에 해당하는 2.6㎢에 달하고 안전·탐방·지도 등 관리 분야가 점차 확대돼 공원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국립공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자원활동가·시민과학자 8002명이 부족한 직원의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어린 학생부터 시니어 세대까지 참여하고 있다. 국립공원 생태계 보호, 공원 내 소외 주민을 위한 이·미용 봉사와 집수리 봉사, 자연훼손 예방을 위한 순찰, 환경 정화 활동 등 활동도 다양하다. 특히 올해는 각자의 재능과 선호에 따라 스스로 봉사 활동을 기획하고 활동할 수 있는 ‘자기 주도형 자원봉사 프로그램’과 ‘전자달력(e-캘린더)’으로 좀 더 편하게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2007년 태안 해안 유류 유출 사고에 자원봉사자가 없었다면 현재 태안 해안의 맑은 바다는 없었을 것이다. 2022년 태안 해안 유류 오염 복구 자원봉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결과에 세계인이 주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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