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진다. 오찬 이후에는 장 대표와의 단독 회동도 예정돼 있다. 여야 대표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그간 첨예하게 대립해온 이들이 ‘악수’를 통해 협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8일 정오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위함”이라며 “회동은 특별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당에서는 당 대표 외에 비서실장과 대변인이,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배석한다.
오찬 회동 뒤에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 간의 단독 회동이 진행된다. 이 대통령 취임 석 달여 만에 제1 야당 대표와의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김 비서관은 “이번 만남이 국정 운영에 있어 협치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정무수석실은 박준태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과 서너 차례 만나 협상을 진행했고, 이날 오전 합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여야 대표가 마주 앉게 되면서 대립각을 세워온 이들이 악수를 나눌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정 대표는 “내란 세력과는 악수하지 않겠다” “악수는 사람하고만 하는 것” 이라고 언급하는 등 취임 이후 줄곧 국민의힘과의 소통을 거부해 왔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저도 사람하고만 대화한다”고 대응하는 등 양당 대표의 치열한 갈등이 이어졌다.
김 비서관은 “(회동 성사에 있어서) 불만이나 이견은 전혀 없다”며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서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이 지켜보는데 악수를 안 하겠나”라며 “중요한 건 형식적 악수가 아니라 정상회담 후속 조치와 내란 종식과 그것을 통한 민생 회복, 그리고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출발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와의 단독 회동에서는 의제 제한 없이 국정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박준태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우리 당은 민생 의제 전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관철했고, 대통령실에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회동 정례화 가능성도 관측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야당 대표와의) 대화 정례화 얘기도 당연히 나올 거라 생각한다”며 “여야 대표도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일방 추진 중인 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전달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 법인세 인상 등 기업에 불리한 조건은 다 만들고 있다”며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지 꼭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특검법 개정안,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에 대해서도 언급할 방침이다. 박준태 비서실장은 “우리가 보기엔 대통령실과 의견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대통령의 입장을 들어보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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