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설팅 업계에 최근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 연말만 해도 인수합병(M&A) 불황으로 업계 구조조정 움직임마저 불거졌지만 차츰 프로젝트 일감이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컨설팅펌의 보고서 결과에 따라 기업 매물 등이 구체화되는 만큼 올 하반기 M&A 시장이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전략컨설팅사인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사무소는 사모펀드 근무 경력이 있는 실무자급과 책임자급 컨설턴트 등에 대한 신규 채용에 나섰다. 컨설팅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맥킨지의 경우 컨설턴트가 200여 명이 되는데 최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정도로 기업의 컨설팅 주문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채용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맥킨지뿐 아니라 보스턴컨설팅그룹(BGC), 베인 등 다른 대형 컨설팅펌도 사정은 엇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지난해만 해도 컨설팅 업계에는 칼바람이 불었다. 맥킨지의 경우 지난해 4월 전체 직원 4만 7000명의 4.3%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을 구조조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BGC 본사도 업계 성장세 둔화로 지난해 대졸 신입 사원의 초봉을 동결했다.
하지만 올 들어 ‘밸류에이션 하락이 투자 기회’라는 공감대 속에 분위기 반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M&A 시장의 아랫목 역할을 하는 컨설팅 업체가 바빠지면서 회계법인과 법무법인도 기대감이 커지는 눈치다. 실제 EY파르테논이 최근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84%가 1년 내 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M&A를 염두에 두고 컨설팅을 맡기는 기업 중에서도 실제 시장에 매물이 구체화되는 기업은 일부인 게 현실”이라면서도 “그래도 회사를 매물로 내놓으려면 우선적으로 컨설팅 업체를 접촉하는 만큼 조만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으로 이어지는 주관사·자문사 콘택트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도 “SK·신세계·롯데 등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다각도로 재편하려는 곳이 많다”며 “하반기에 이와 관련한 M&A 시도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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