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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한 이야기] “민생 법안인데 계류라니”… 지지부진 ‘사기방지기본법’에 속타는 경찰

사기통합신고대응원 설치도 물 건너 가

행안위까지 통과됐지만 법사위가 '암초'

지난 2일 진행된 본회의에도 회부 안돼

제22대 국회로 넘어가면 처음부터 다시





사기 범죄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인 ‘다중피해사기방지법(사기방지기본법)은 국회를 떠돌고 있다. 당초 제21대 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자신했던 경찰 내부에서는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사기통합신고대응원’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이 본회의에 회부되지 못한 채 제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은 경찰청에 소속된 사기통합신고대응원 설치의 근거가 되는 법으로, 사기 피해자들의 신고·고발을 받아 피해 의심 계좌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피해 예방’에 방점을 두고 있다. 또한 사기로 유죄판결을 받은 피의자 중 죄가 중한 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당초 해당 법안의 통과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 8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지난해 11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일부 수정을 거친 뒤 여야 이견 없이 무난하게 통과됐다.

문제는 법사위였다. 지난 1월 법사위에서 한 차례 논의됐지만 법원행정처와 법무부 등에서 이견을 보인 후로 계속 계류 중인 상태다. 법무부는 사기통합신고대응원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고, 신상 공개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급해진 경찰은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등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했지만, 수포로 돌아갈 위기해 처해졌다. 제21대 국회가 29일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은 지난 2일 진행된 본회의에 회부되지 못한 것이다. 만약 제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도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자동으로 폐기된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제21대 국회 마무리 과제로 이태원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해병대 장병 사망 사건에 대한 특검법(채상병 특검법) 등을 언급했지만,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은 포함되지 못했다.

사기 범죄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34만7597 건으로, 지난 2017년 23만1489 건 대비 50%가량 증가했다. 전체 범죄에서 사기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24%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사기 범죄는 10만7222건 발생해 사상 처음으로 1분기에 10만 건을 넘어섰다.

경찰은 민생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범죄인 사기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해당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지부진한 속도에 답답함을 드러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민생 범죄와 관련된 사안이라 빠르게 처리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법사위에서 계류가 되고 있다”라며 “최근 사기 범죄가 다양화되고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해당 법안이 하루 빨리 처리돼야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관계자들은 법무부가 법사위에 전달한 의견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은 ‘예방’에 방점을 두고 있는 법안이라 현행법들과는 결이 다르다”라며 “백번 양보해 일부 내용을 수정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법무부가 실효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의 불만에도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은 폐기 후 다음 회기에서 다시 기회를 엿봐야 하는 상황이다. 제22대 국회로 넘어간다면 원점부터 그간 거쳐왔던 과정을 한 차례 다시 밟아야 한다. 제22대 국회에서 빠르게 처리된다면 해당 법안은 이르면 2025년 상반기 내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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