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9일로 예정된 1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올해 실적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지난해 1조 8735억 원의 매출, 69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과 효율성에 주력한 가운데 뮤직·스토리·미디어의 각 부문 자회사들의 실적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엔터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미디어와 뮤직 부문 자회사들의 글로벌 공략이었다. 본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사업전략을 중심으로 각 자회사들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됐다. 아티스트들의 해외활동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을 타깃팅한 웰메이드 작품들이 성과를 냈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곳은 아이브의 스타쉽엔터테인먼트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대비 43% 증가한 201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의 245억 원에 비해 지난해 458억 원을 기록하며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몬스타엑스·정세운·크래비티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카카오엔터의 북미법인과 손잡은 아이브의 영향력이 컸다. 지난해 3월 카카오엔터는 소니뮤직 산하의 컬럼비아레코드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를 통해 아이브는 북미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아이브의 첫 정규앨범 ‘아이해브 아이브’의 타이틀곡 ‘아이 엠’은 빌보드 글로벌200 차트에 15주 넘게 차트인하며 글로벌 팬덤을 확장했다. 아이브는 일본과 아시아 지역을 순회하며 10만여 명의 팬들을 만났다. 일본 앨범 ‘웨이브’는 오리콘 주간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아이브의 글로벌 행보는 올해 더욱 활발해진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월드투어는 전 세계 19개국 27개 도시에서 열린다. 1월 첫 영어싱글 ‘올 나이트’를 발매한 아이브는 8월 롤라팔루자 시카고, 일본 최대 음악축제 섬머소닉에 이어 9월 도쿄돔에 입성한다. 지난달 29일 발매한 신보 ‘아이브 스위치’ 역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다.
미디어부문 제작 자회사들도 실적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도적: 칼의 소리’ ‘최악의 악’ ‘레이스’ ‘무인도의 디바’ 등을 선보인 바람픽쳐스는 426억 원의 매출과 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기록한 13억 원의 영업이익에 비해 크게 상승한 수치다.
특히 ‘무인도의 디바’가 넷플릭스 톱10 비영어TV 부문에서 톱10에 올랐고, ‘도적: 칼의 소리’는 2위까지 올랐다. ‘최악의 악’은 디즈니+에서 공개됐는데 플릭스패트롤 기준 대만·싱가포르에서도 1위에 올랐고 작품성 면에서도 호평받았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나랑 사랑한 스파이’ 등 로맨스 뿐 아니라 ‘청춘월담’ ‘경성크리처’ 등 세계 무대를 겨냥한 작품을 제작한 글앤그림미디어는 2022년 1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지난해에는 36억 원으로 두 배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경성크리처’는 공개 하루만에 44개국에서 톱10에 올랐다.
올해도 카카오엔터의 자회사들은 콘텐츠의 경쟁력에 집중하며 글로벌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이브 뿐 아니라 아이유도 3월부터 전 세계 18개 도시를 방문하는 월드투어에 나섰다. 더보이즈도 7월부터 아시아·유럽에서 월드투어를 연다. 규현도 아시아 투어에 나서고, SM엔터테인먼트의 NCT드림·라이즈·에스파 역시 글로벌 활동도 가속화 중이다.
미디어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 쏟아진다. 넷플릭스에서 ‘경성크리처’ ‘좀비버스’의 후속 시즌과 박보검·아이유 주연의 ‘폭싹 속았수다’, 신규예능 ‘더 인플루언서’가 공개된다. 4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도 순항 중이다. 디즈니+에서는 윤종빈 감독의 두 번째 시리즈 ‘나인퍼즐’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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