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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전엔 ‘자유’가 큰 역할…나도 자유 찾아 한국행”

남한생활 30년 맞은 조명철 평안남도지사

조명철 평안남도지사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한국에 온 뒤 벌써 강산이 세 번 변했습니다. 북한에서 나름 엘리트층이었던 내가 탈북한 이유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었습니다. 김 씨 왕조인 북한에서는 김 씨 일가 빼고는 자유가 전혀 없습니다.”

이북5도위원회(이북5도청)의 조명철 평안남도지사는 지난달 3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지금 한국이 이렇게 발전한 배경에는 ‘자유’가 큰 역할을 했다”면서 “옛 소련을 비롯해 자유가 없는 나라들은 모두 발전에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생활 30년을 맞은 그는 ‘탈북자 1호’ 타이틀을 여럿 갖고 있다. 1959년 평남 평양에서 태어난 조 지사는 김일성종합대 경제학과 교수를 하던 중 1994년 한국으로 왔다. 2011년에는 통일교육원장에 발탁되며 ‘탈북자 1호 고위 공무원(옛 1급·고위공무원단 가급)’이 됐고 그 이듬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면서 ‘탈북자 1호 국회의원’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는 “탈북자 1호 고위 공무원 및 국회의원에 이어 2022년에는 평남도지사에 임명돼 ‘탈북자 1호 도지사’가 됐다”면서 “우리 헌법과 이북5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에서는 북한도 우리 땅으로 명시하고 있어 법률적인 성격과 영유권 주장을 위해 정부는 이북5도 도청을 운영하며 도지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북5도는 황해도·평안남도·평안북도·함경남도·함경북도를 말한다.

북한에서 고위급에 속했던 조 지사는 그곳에서 편하게 생활했을 법한데 왜 남한에 왔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북한에서는 마음대로 여행할 수도 없고, 돈이 있다고 해서 창업을 할 수도 없어 동네에서 미용실이나 식당을 여는 데도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또 결사의 자유도 없어 일가 친척 모임, 동창 모임, 고향 모임 등도 할 수 없다. 이런 곳에서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생각해 자유의 나라 한국으로 왔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외국에 나간 유학생이나 외교관들 역시 자유가 박탈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조 지사는 “해외에 있는 북한 유학생·외교관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생활할 것 같으냐”고 반문한 뒤 “그들은 현지 대사관에 의해 철저히 감시받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에 대한 사상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는다”고 했다.

남한에서 자유를 만끽한다는 그는 평남도지사가 된 후 탈북자들의 안정적인 정착 지원에 힘쓰고 있다. 탈북자들은 자유와 넉넉한 경제생활 등의 꿈을 안고 한국에 왔지만 쉽게 정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 지사는 “탈북자들의 경우 학연과 지연 등의 네트워크가 없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남한 생활 초기에 고생을 많이 한다”며 “이에 한국에 오는 북한 주민들에게 우선 자본주의가 무엇인지를 잘 가르치고 또 그들이 기술 등 특별한 기능을 배워 자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탈북자 가운데 특히 평남 출신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 방안을 여러 방향으로 고민한다. 이를 위해 평남도지사 취임 직후 누구나 방문할 수 있게 도지사 사무실을 개방했다. 기존 ‘평안남도 지사실’이라는 간판도 ‘평안남도 서로돕기 도민센터’로 바꿨다.

조 지사는 “국내 평남 출신들 가운데 소년·소녀 가장, 독거노인, 저소득 가정 등을 찾아 생필품 지급, 취업 알선 등 여러 가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우리 사무실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탈북자들은 언제든 이곳을 방문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탈북자들의 초기 생활에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에 정부도 탈북자들이 실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계속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탈북자들 스스로 남한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부지런히 자본주의를 공부하고, 성실한 사람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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