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수감 또는 가택 연금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중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그의 극성 지지자들이 의회 의사당에 난입했던 것과 같은 소요 사태가 또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자신이 징역 또는 가택연금에 처하는 상황과 관련해 “나는 괜찮다”면서도 “대중이 그것을 참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대중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떤 지점에서 한계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이 그를 ‘민주주의의 위협’이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민주주의 위협의 정반대다. 그들이야말로 민주주의 위협”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캠프 측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를 중심으로 유권자 접촉보다 선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할 인력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변호사들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네트워크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대선 불복 소송 등을 염두에 둔 조치로 분석된다. 트럼프 측은 이미 25개주에서 ‘선거 후 우편 투표 개표를 금지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020년 대선 때처럼 다시 선거 조작을 주장하려는 징후”라며 “올해 대선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이미 시작됐다”고 논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 계정을 열고 선거 운동을 시작하는 등 외연 확장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자신의 재임 기간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금지령’까지 내린 틱톡을 활용해 젊은 유권자 층에게 다가서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틱톡 계정에는 전날 첫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13초 짜리 짧은 영상 속에서는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열린 UFC(종합격투기) 경기장에 입장하며 환영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겨있다. 트럼프 캠프의 한 고문은 “여러 플랫폼과 수단으로 활동하는 것은 중요하며 (틱톡은) 우리가 유권자들에게 닿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관련 유죄 평결에 대한 미국 여론은 정당 및 지지 성향에 따라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ABC뉴스와 입소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 평결 다음날인 지난달 31일부터 1일 사이에 성인 남녀 781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50%는 트럼프 유죄 평결에 대해 ‘옳다’고 답했으나, 47%는 이번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은 다음달 11일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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