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을 일으켰던 엘니뇨(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올여름 끝나고 라니냐가 시작될 전망이다.
3일 기상청은 최근(5월 25일~6월 1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북위 5도~남위 5도, 서경 170~120도)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0.1도밖에 높지 않으며 점차 하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통상 감시구역의 해수면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돼야 엘니뇨가 발생했다고 본다.
기상청 예측모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여름(6월~8월) 사이 엘니뇨가 끝나고 '중립' 상태가 유지되거나 라니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립은 엘니뇨와 라니냐가 모두 발생하지 않은 상태이며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세계기상기구(WMO)도 역시 엘니뇨·라니냐 전망을 발표하고 6~8월 엘니뇨가 이어질 확률은 0%, 중립 상태거나 라니냐가 발생했을 확률을 각각 50%라고 제시했다. 7~9월에 라니냐가 발생할 확률은 60%, 중립일 확률을 40%로 봤다.
지난해 5월 발달하기 시작한 이번 엘니뇨는 최성기 때인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강도가 역대 5번째 안에 들 정도로 강력했다. 이는 올해 4월까지 11개월 연속 지구 표면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다만 엘니뇨와 라니냐가 날씨를 결정하는 단일 요인이 아닌 만큼, 올 여름에 엘니뇨가 쇠퇴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여름 기온과 강수량에 뚜렷하고 일관된 여파를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엘니뇨에서 중립 상태로 바뀔 때 동아시아에서는 기후 특성 및 인도양과 대서양 해수면 온도, 북극해빙, 대륙 눈 덮임 정도 등 여러 원격상관 요소가 혼합돼 다양한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관된 경향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 엘니뇨가 쇠퇴할 때 동아시아 북부와 북미 서부 기온이 평년보다 낮고, 중국 중·북부와 북미에서 강수량이 늘어나고 중국 남부에서 강수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엘니뇨가 끝나고 라니냐가 시작한다고 해도 지구 온난화가 누그러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라니냐로 인한 '냉각효과'의 강도가 온난화를 상쇄할만큼 크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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