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2급 쇠제비갈매기 집단 번식이 천수만 공사 현장에서 확인돼 서산시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공사 일정을 미루는 등 긴급 보호조치에 나섰다.
7일 충남 서신시에 따르면 최근 천수만 내 철새서식지 조정 공사 현장에서 쇠제비갈매기의 집단 번식 정황이 포착됐다. 모래톱에서 포란 중인 쇠제비갈매기 둥지 20여 개와 흰물떼새 둥지 5개를 발견한 것이다. 당시 쇠제비갈매기 둥지에는 새가 3개가량의 알을 품고 있었고, 일부는 부화한 상태였다.
둥지가 발견된 모래톱은 한국농어촌공사가 간월호 내 손실된 철새서식지 모래톱의 대체서식지로 조성하고 있는 장소로, 공사 장비 등 차량 운행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에 서산버드랜드사업소는 새 둥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 간월호 준설 공사사무소와 협의해 공사 진행 조정을 요청했다. 시는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쇠제비갈매기 보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출된 장소에 둥지를 짓는 습성을 가진 쇠제비갈매기는 다른 야생 동물의 공격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쇠제비갈매기는 전국의 하천과 해안, 하구의 모래섬에서 번식하는 철새로, 국내에는 봄·가을에 주로 관측된다. 해안사구의 감소, 강 준설 등으로 인해 번식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출된 장소에 둥지를 짓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다른 야생 동물의 공격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적색목록(IUCN) 관심대상종(LC)로 분류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