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펼쳐졌다. 주인공은 투어 6년 차 린네아 스트룀(스웨덴).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11타를 줄이는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펼친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스트룀은 10일(한국 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GC 베이코스(파71)에서 끝난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묶어 60타를 적어냈다. 전날까지 3언더파를 기록해 컷 통과 선수 중 최하인 공동 52위에 그쳤던 스트룀은 하루 만에 순위를 51단계나 끌어올리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199타로 1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6만 2500달러(약 3억 6000만 원).
스트룀의 60타는 LPGA 투어 역대 우승자의 최종 라운드 스코어 중 가장 낮은 타수다. 이전 기록은 박인비가 2014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대회 마지막 라운드 때 작성한 61타였다. 역대 18홀 최소타는 여자 골프의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 2라운드 때 기록한 59타다. 또한 최종 라운드를 공동 52위로 출발해 우승으로 마친 것은 1984년 이후 LPGA 투어에서 순위 기준으로 가장 큰 역전 기록이다.
세계 랭킹 165위 스트룀은 2019년 LPGA 투어에 데뷔해 우승이 없었다. 2023년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2위가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에도 12개 대회에 출전해 여섯 번 컷 탈락하는 등 특별한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선수 생활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다. 스트룀은 “오늘 아침만 해도 우승을 예상하지 않았다. 이것은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해줬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열네 번째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박세리가 LPGA 투어에 진출했던 1998년 이후 세 번째로 긴 우승 가뭄이다. 1999년에는 박세리가 시즌 열아홉 번째 대회인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 우승을 거뒀고 2000년에는 시즌 열여섯 번째 대회인 캐시아일랜드 그린스닷컴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수확했다. 2014년에는 박인비가 열네 번째 대회인 매뉴라이프에서 우승 물꼬를 텄다.
안나린이 10언더파 공동 6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이날 선두로 출발한 신지은은 버디 2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잃으면서 9언더파 공동 9위로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세계 랭킹 7위 고진영과 이정은6이 나란히 8언더파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