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의 군사동맹에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응 조치”를 거론하며 경고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는 양상이다.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 전투 지역에 보내는 것은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것은 아마 한국의 지도부가 달가워하지 않는 결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북러 양국이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맺은 것을 강력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이 문제가 한러 관계의 ‘레드라인’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대통령실은 이날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수준에 대해 “앞으로 러시아 측이 어떻게 응해오는지에 따라 검토해나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미일 외교 당국도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일본 외교장관과 연쇄 통화를 갖고 “북러 조약은 한미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자 한반도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외교부 청사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불러 북러 군사 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지역 정세와 한러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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