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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말라리아까지…휴가철 감염병 동시유행

[비상 걸린 방역당국]

코로나 입원환자 4주새 3.6배 쑥

소아 폐렴·백일해·수족구도 확산

서울 양천 등 말라리아 경보 발령

실내 환기 등 방역수칙 준수 필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코로나19를 비롯한 호흡기 감염병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냉방을 하느라 실내 환기가 부족한 데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전국 곳곳에 인파가 몰리면서 감염에 취약한 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여기에 ‘도시 열섬’ 현상으로 서울 한복판까지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되는 등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올 2월 첫째 주 정점에 도달한 뒤 감소세를 이어왔으나 지난달 넷째 주 상승 반전했다. 지난달 넷째 주 63명이었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이달 첫째 주 91명, 둘째 주 145명, 셋째 주 225명으로 4주간 3.57배 수준이 됐다.

전체 입원 환자 1만 1069명 중 65세 이상이 64.9%(7179명)를 차지했고 50~64세가 18.5%, 19~49세가 10.2%로 뒤를 이었다. 입원 환자 증가와 함께 코로나19 검출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 검출률은 올 5월 5.7%를 기록했으나 이달 셋째 주에는 17.0%로 약 3배 수준이 됐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유행이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과 지난해도 코로나19가 겨울철에 크게 유행한 뒤 잦아들다가 여름철에 유행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2022년 7~8월에는 코로나19 발생량이 같은 해 5~6월 대비 2.7배 상승했고 지난해 7~8월에도 5~6월 대비 2.4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도 지난달 24일 유행주의보 발령 이후 최다 환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넷째 주 641명이었던 입원 환자는 이달 셋째 주 738명으로 늘었다. 마이코플라스마 세균으로 감염되는 폐렴은 기침·열·근육통·두통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특징은 소아를 중심으로 유행한다는 점이다. 전체 입원 환자 중 7~12세가 51.6%로 가장 많았고 1~6세 환자가 27.0%, 13~18세 환자가 10.3%를 차지했다. 특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 시 일반 항생제와 해열제를 써도 잘 듣지 않아 예방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백일해와 수족구도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발작성 기침을 특징으로 하는 백일해 환자(의심 환자 포함)는 지난달 넷째 주 1604명에서 이달 셋째 주 3170명으로 약 2배 수준이 됐다. 7~19세 소아·청소년이 전체 환자의 92.5%(1만 2530명)를 차지했다. 수족구는 0~6세 영유아 사이에서 최근 10년 내 가장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이달 셋째 주 영유아 외래 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 환자는 78.5명으로 과거 최고 수준이었던 2019년 77.6명을 웃돌았다.

질병청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져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데다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가 부족해져 호흡기 감염병이 확산하기 쉬운 환경이 됐다”며 “2시간에 10분씩은 환기를 하고 휴가지에서는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 쓰기 등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로 경기 북부와 강원 등 휴전선 근처에서 발생하던 말라리아까지 서울 도심으로 확산했다. 올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말라리아 환자 수는 315명으로 전년 동기(376명)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말라리아 위험 지역이 30곳에서 53곳으로 늘었다는 점이 문제다. 여기에는 서울 강서·강북·강동 등이 포함됐다. 전체 말라리아 환자 중 17.5%가 서울에서 나왔고 양천구·강서구에는 말라리아 경보까지 발령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른 폭염과 도시 열섬 현상 등으로 모기 서식에 최적화된 환경이 조성됐다”며 “휴가철에도 모기 활동 시간(해질녘~새벽)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고 밝은색 긴소매 옷을 입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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