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아닌 이상 억수 같은 비를 퍼부은 다음 날은 대체로 조용한 법. 김세영의 하루도 그랬다. 전날 전반 9홀에 8타를 줄이는 등 소나기 버디로 10언더파 62타의 코스 레코드를 썼던 김세영은 11일은 지루한 파 행진을 벌였다. 18홀 중 14홀이 파였고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마쳤다. 2언더파 70타. 전날보다 8타나 더 친 것이다. 그래도 타수를 줄이는 경기로 우승 경쟁의 맨 앞자리를 지켜냈다.
김세영은 11일 중국 상하이의 치중 가든GC(파72)에서 계속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뷰익 상하이(총상금 210만 달러)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이틀 합계 12언더파를 적었다. 첫날 2타 차 단독 선두였던 김세영은 1타 차 단독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중국계 미국 선수 루시 리와 일본의 사이고 마오가 11언더파 공동 2위다. LPGA 투어 아시안 스윙 첫 대회 트로피를 놓고 한미일 삼국지가 펼쳐지는 모양새다.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LPGA는 한국·말레이시아·일본으로 옮겨가며 대회를 치른다. 올 시즌 2승 합작에 그치고 있는 한국 군단은 아시안 스윙에서 분위기를 바꿔보려 한다. 4년 만의 통산 13승째를 고대하는 베테랑 김세영이 그 선봉에 있다.
5번 홀(파4) 버디 하나로 전반을 넘어간 김세영은 16번 홀(파3) 보기로 공동 3위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17번 홀(파5)에서 가볍게 2온 뒤 2퍼트로 버디를 잡아 공동 2위가 됐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5m 버디를 넣으면서 기분 좋은 마무리를 완성했다. 파만 계속 쌓는 인내의 레이스 끝에 막판에 미소를 지었다.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사이고는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타나 줄여 첫날의 공동 15위에서 순위가 껑충 뛰었다. 포인트 2위 임진희는 3언더파 공동 33위다. 교포 선수인 이민지(호주)와 노예림(미국)이 각각 10언더파 4위, 9언더파 5위이고 4타를 줄인 최혜진은 5언더파 공동 2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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