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1000억 원을 넘어섰다. 골드바 품귀 현상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10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말(1조265억 원) 대비 한 달 새 760억 원 늘어난 수치로, 1년 전인 지난해 4월 말(6101억 원)의 1.8배 수준이다.
골드뱅킹은 통장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3개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02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5000억∼6000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하반기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외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이달 2일 1㎏짜리 금 현물은 1g당 14만8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14일 기록한 고점인 16만8500원보다 낮지만, 지난해 말(12만7850원)과 비교하면 16.3% 뛰었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달 22일 현물 기준으로 온스당 3500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골드바도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판매량은 꾸준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액은 348억7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골드바 수급 문제로 여러 은행에서 판매를 중단했던 지난 3월(386억4000만 원)과 비슷하지만, 1년 전인 지난해 4월(89억8300만 원)의 3.9배 수준이다.
5대 은행의 월별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해 5월 100억 원대를 넘어선 뒤 100억∼200억대를 기록하다가 올해 2월 882억9300만 원으로 급증했다.
골드바 판매량이 폭등하자 한국조폐공사와 한국금거래소 등은 수급 불안정을 이유로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골드바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달부터 한국금거래소의 1㎏ 상품 등이 일부 은행에서 판매 재개됐지만 여전히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국민·우리은행은 한국금거래소의 1㎏ 골드바만, 하나은행은 한국금거래소와 LS MnM의 1㎏ 골드바만 판매 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LS MnM의 10g·100g·1㎏ 골드바와 한국금거래소의 1g·3.75g·37.5g 골드바를 판매해왔는데, 10g과 100g 상품은 재고가 소진돼 최근 예약 판매로 전환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번 주 한국조폐공사 골드바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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