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특검법 발의를 유보했다가 전격 단행하며 ‘사법부의 선거 개입’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4일 강행하는 조 대법원장 청문회에 조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불출석하기로 해 사법부 때리기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13일 페이스북에 “대법관들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니 국정조사도 필요하고 특검도 하자는 말에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것”이라며 “내일 청문회에 앞서 특검법, 법원조직법, 헌법재판소법 등 사법 개혁 법안들을 절차에 맞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대표인 이재강 의원이 발의한 ‘조희대 특검법’ 처리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한 민주당 법사위원은 통화에서 “어제 조희대 특검이 발의되지 않았더라도 당 분위기상 누군가는 발의하지 않았겠냐”며 “이번 ‘사법 쿠데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14일 열릴 대법원장 청문회에는 국회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은 조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을 비롯해 16명 법관이 모두 불참하기로 한 상태다.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청문회에 나가 판결과 관련해 답하는 것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동행명령장 발부도 검토 중이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법률에 대법관들은 출석을 면제한다는 내용이 없는데 본인들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게 합법적 근거가 없는 변명이라서 조속히 다시 추진돼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당내 전반적 분위기는 이런 강경 기조와 거리가 있다. 대법원장의 불출석으로 여론 역풍 우려를 덜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사법부에 강경 대응해서 실익이 있겠냐”고 했다. 전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특검 발의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당론으로 모은 것은 아니고 개별 의원이 추진하는 것”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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