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자주 사용할 경우 자녀의 두뇌 발달과 정서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소아과학에 최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 앞에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이의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울런공대 연구팀은 5세 미만 아동 1만5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모의 전자기기 사용이 자녀와의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테크노퍼런스' 현상이 아이의 인지 및 정서 발달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 앞에서 일상적으로 전자기기를 사용할 경우 아이들은 계획, 조직, 주의력 등 핵심 인지 능력에서 낮은 성과를 보였다. 또한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감정 조절과 표현에도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부모의 전자기기 사용에 자주 노출된 아이들이 슬픔, 두려움, 걱정과 같은 불안 및 우울증 관련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경험한다는 사실이다. 부모가 화면에 집중하느라 아이의 말이나 감정 표현에 제때 반응하지 못하거나 일관성 없는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정서적 혼란을 겪고 충동적 행동이나 분노 폭발 같은 문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부모는 자녀에게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교사이며, 아이는 부모의 반응을 통해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운다"며 "부모의 일관성 없는 반응은 아이에게 정서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향후 부모가 전자기기를 언제, 어떤 활동에 사용할 때 자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자녀 주변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통제하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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