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시장 후보가 선거 유세 도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주에서 열린 선거 유세 현장에서 예세니아 라라 구티에레스(Yesenia Lara Gutiérrez) 텍시스테펙 시장 후보와 지지자 3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한 시장 후보는 클라우디아 셰인바룸 대통령의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당 소속이었다.
당시 현장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군중이 모여 환호하고 구호를 위치던 중 갑자기 20여 발의 총성이 울렸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뛰어다니는 등 아수라장이 된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아직 범행 동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베라크루스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필요 시 연방 차원의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베라크루스 당국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엄벌을 예고했다. 로시오 날레 베라크루스 주지사는 “어떤 직위나 직책도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하진 않다”며 “이 비열한 살인자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에선 정치인들이 살해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부분의 범행은 마약 카르텔의 소행으로, 당국 마약 카르텔은 이권에 방해가 되는 정치인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해는 정치 관련 폭력으로 발생한 사상자 수가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권 단체 다타시비카에 따르면 개인과 시설을 상대로 한 공격이 661건에 달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시의원급 직책이거나 선출직에 출마한 이들이었다.
지난해 6월엔 미초아칸주 코히타의 첫 여성 시장이었던 산체스 피게로아가 운동하고 귀가하던 중 괴한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피게로아는 카르텔의 폭력 행위에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해 온 인물이다.
또 같은 해 5월엔 한 시장 후보가 게레로주에서 유세 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10월엔 게레로주의 주도인 칠판싱고 시장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살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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