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중소형 아파트로 시선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15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부동산R114렙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도권 아파트의 면적별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1~4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4.2대 1로, 지난해(39.4대 1)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60㎡ 초과~85㎡ 이하는 지난해 경쟁률이 15.0대 1이었으나 올해 5.1대 1로 내려앉았다. 85㎡ 초과는 지난해 5.2대 1에 이어 올해는 4.5대 1로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85㎡ 초과 타입의 경우 2020년 청약 경쟁률이 103.6대 1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였으나, 청약 수요자들의 소형 평형 선호 속에 경쟁률이 빠르게 하락했다.
수도권 청약시장에서 소형 타입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분양가 상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가가 치솟자 자금 마련 부담이 덜한 소형으로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837만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10.4% 상승했다. 59㎡와 84㎡의 분양가 차이가 총액 기준으로 약 2억8400만원에 이르는 셈이다. 대출 규제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한이 덜한 것도 소형을 선호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3인 이하 가구 비율이 전체의 83.3%를 차지하는 등 인구 구조의 변화도 소형 평형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 15일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2027년 기준 전국의 1~2인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약 67.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작고 알찬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3인 이하 가구 증가와 스트레스 DRS 3단계 등 대출 규제 강화 요인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소형 평형의 우세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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