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치러지는 볼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예비 후보로 나섰던 한국계 정치현 박사의 출마가 좌절됐다.
20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는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 결과 모두 10명이 공식 신청했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규정상 필요한 소속 정당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이민 1.5세대인 정 박사는 민주기독당(PDC) 소속으로 대선 후보 등록을 원했지만 PDC는 로드리고 파스 상원 의원을 후보로 정했다.
정 박사는 2019년 대통령 선거에서 ‘깜짝 선전’을 펼치며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선거 결과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측 선거 부정으로 무효가 됐다. 이듬해 다시 치러진 대선에서 4위에 올랐던 정 박사는 올해 초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한때 2∼3위권까지 오르며 이목을 끌었지만 소속 정당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일찌감치 뜻을 접게 됐다.
한국에서 태어난 정 박사는 선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12세 때인 1982년 처음 볼리비아로 건너갔다. 이후 볼리비아에 귀화한 뒤 외과의사와 목사로 활동했다. 정 박사의 부친인 정은실 선교사는 13일 산타크루즈의 자택에서 향년 88세의 나이로 소천했다.
한편 성관계를 위해 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모랄레스 전 대통령 역시 출마길이 막혔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미 세 차례 대통령을 지낸 상황에서 헌법재판소로부터 ‘임기 제한을 규정한 헌법에 따라 더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다’는 결정을 받은 데다 소속 정당도 구하지 못했다. 애초 연임 도전 의사를 보였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은 한 자릿수 지지율 속에 출마의 뜻을 접었다. 호르헤 키로가 전 대통령과 안드로니코 로드리게스 상원의장, 만프레드 레예스 비야 코차밤바 시장 등이 대권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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