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아시안 투어 프로들이 즐비한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 원) 리더보드 상단에 ‘A’라는 글자가 선명한 선수 한 명이 이름을 올렸다. 17세 아마추어 선수 김민수(호원방송통신고 2년)다. ‘디펜딩 챔피언’ 김민규 등 톱 랭커들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김민수는 특유의 당찬 플레이로 당당히 선두권 올라 사상 세 번째 대회 아마추어 우승에 도전한다.
김민수는 23일 강원 춘천의 라비에벨CC 듄스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2타를 쳤다. 이틀 합계 2언더파 140타를 적어낸 김민수는 단독 선두 유송규에 5타 차 공동 6위에 올랐다. 남은 라운드 성적에 따라 얼마든지 역전 우승도 가능한 타수 차다.
경기 후 김민수는 “초반에 티샷과 쇼트 퍼트가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아 타수를 많이 잃었는데 후반에 감을 회복해서 잘 막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생 김민수는 대한골프협회(KGA) 랭킹 1위 국가대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유소년 시절부터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김민수는 2024년 허정구 배 제70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서는 등 남자 골프의 차세대 유망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김민수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망설임 없는 티샷이다. 그 다음은 퍼트다. 잘 되는 날은 물론이고 좋지 않은 날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자신감을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는 “따로 두고 있지 않다”며 “예전 인터뷰에서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후에 생각해보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것을 꿈꾸지만 어떤 선수도 이겨야 할 상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누구를 닮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국가대표로서 활약하고 있는 김민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에 출전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후 대학교 진학과 프로 전향 등의 진로는 아시안 게임에서 거둔 성적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선두권에서 반환점을 돈 김민수는 아마추어로서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 우승까지 꿈꾸고 있다. 김민수가 우승을 거둔다면 아마추어로서 두 번의 우승을 거둔 김대섭 이후 세 번째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김대섭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8년과 3년 뒤 대학생 신분으로 다시 참가한 2001년에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수는 “아마추어로 대회에 나온 이상 잃을 게 없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해야할 것 같다. 갤러리들에게 내 자신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플레이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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